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이민기 기자]한때‘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향후 대선 판도에 미칠 영향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예전처럼 직접적으로 선거전에 참여하지는 못할 형편에 놓였지만, 자신의 의지와 별개로 어떤 형태로든 대선판에 적잖은 바람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박 전 대통령은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최순실 씨와 공모해 삼성그룹으로부터 430억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의혹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사를 받게 될지 여부와 특히 형량이 무거운 뇌물죄가 적용될지 주목된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이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위기 상황에 놓였음에도, 대선판 위에 ‘박근혜’란 이름이 오르 내리고 있다.


여전히 TK(대구‧경북)를 중심축으로 친박 세력이 일정 부분 살아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한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될 경우 ‘우리가 남이가’란 특유의 정서를 갖고 있는 TK의 민심이 명확히 표출될 것으로 내다본다. 즉,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대구‧경북이 본연의 보수 색채를 드러내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정치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박근혜=TK' 아니냐.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 TK 민심이 요동칠 수도 있다”며“TK 인구가 얼마나 많으냐. 대선판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점쳤다.


朴 아성 TK서 18대 대선 文 압도… "변수 개표함 열때까지 몰라"


실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은 TK였다. 박 전 대통령은 15대 국회 때 대구 달성에서 첫 금배지를 달고 내리 4선을 기록하며 공고한 아성을 쌓은 바 있다.


단적인 실례(實例)로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대구와 경북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압도했다.


박 후보는 대구에서 126만7천789표(80.14%)를, 문 후보는 30만9천34표(19.53%)를 각각 획득했다. 무려 4배가 넘는 득표수 격차다.


경북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 후보가 137만5천164표(80.82%)의 몰표를 받은 반면 문 후보는 31만6천659표(18.61%)에 그쳤다.


이런 맥락에서 박 전 대통령이 18대 대선 당시 전국에서 1천577만3천128표를 획득했던 것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천149만2천389표를, 노무현 전 대통령은 1천201만4천277표를 받아 각각 대권을 거머 쥐었던 점을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선거는 개표함 열때까지 모른다”면서“15대 총선 때 이른바 ‘충청도 핫바지론’이 불거져 자민련이 충청권 전역에 순식간에 녹색바람을 일으킨 적이 있지 않느냐”고 했다.


대선판이 아닌 장외에 머물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거취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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