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헌재 탄핵 선고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로 곧장 향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직 파면이 결정된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사저로 직행하지 못한 이유로 의심될 만한 정황이 포착됐다.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이 박 전 대통령의 사저 내 가구 등 집기를 모두 임의 처분했던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14일 <한국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2015년 10월경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에서 침대와 서랍장, 가구 등 모든 집기를 빼내 최씨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의 임시 거처로 옮겼다.


이는 당시 장씨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련 업무 처리를 위해 제주도에 거주했는데 서울 압구정동 소재 임시 거처에 가구 등 집기가 필요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해당보도에 따르면 애초 장씨는 생활 집기를 구매하려 했지만 최씨 제지에 가로막혔다. 최씨는 장씨에게 “그럴 시간이 어디 있느냐”며 “중고를 줄 테니 일단 쓰라”고 말했다.


최순실, 박 전 대통령 사저 집기 빼내 장시호 거처로 옮겨


장씨는 이처럼 최씨가 제공한 생활용 집기가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미니홈피 등에 나온 사저 사진을 통해 이전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해오던 것임을 단숨에 파악했다.


최씨는 자신 소유의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 관리인 A씨에게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해온 집기들을 장씨 거처로 옮기도록 지시했다. A씨는 1990년대 후반부터 박 전 대통령의 집을 관리해왔던 인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정황은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인연이 ‘40년 지기’ 이상을 넘어 더욱 돈독할 것이란 추정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박 전 대통령 사저 관리인인 A씨가 최씨 의견에 별다른 저항 없이 수용했던 것 역시 이들 관계의 긴밀함이 특별하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일보>는 박 전 대통령이 최씨에 의해 자신이 사용해온 집기들이 처분된 사실 자체를 몰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런 가능성은 청와대 측이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 자택 점검에 나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TV와 냉장고 등 집기를 서둘러 구입해 설치한 사실 등이 뒷받침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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