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바른정당의 초대 당 대표로 소임을 다 했다고 전하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을 당한 10일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이제 바른정당의 초대 당 대표로서 저의 소임은 다한 듯하다”며 당 대표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정 대표는 이날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한 이후 국회에서 개최한 당 비상시국 의원총회에서 “당세의 확장과 국민 대통합을 위해 백의종군하고자 한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탄핵하고, 분당하고, 창당하는 과정까지가 저의 소임이었고,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면서 “새로운 인물에 의한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소속 의원들을 향해 “사전에 말씀을 못 드려 죄송하다”며 “우리에게는 탄핵이라는 엄중한 상황이 있었기에 어려운 인고를 함께 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정 대표는 “이제 진정으로 바른정당이 보수의 적통으로서 중심을 잡고 나가려고 하면 국민 대통합을 이끌어야 하고,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세력을 모아야 한다”며 “대표라고 하는 자리를 비켜났을 때 그런 룸(공간)이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어 “우리는 대한민국 정의와 헌법을 지키기 위해 탄핵을 주도했다”며 “바른정당은 ‘이게 나라냐’고 묻는 국민에게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줬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러나 지금 바른정당은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여 있다”며 “패권주의와 지역주의를 배격하고 1987년 체제를 극복하는 개헌을 끌어내는 정치개혁을 완수해야 하건만 아직 국민의 마음을 다 얻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더 큰 역량이 필요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한다”며 “제 소임이 다한 만큼 제 뜻을 받아들여주고 새로운 바른정당의 활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바른정당 안팎에서는 정 대표의 백의종군 선언에 대해, 박 전 대통령 파면을 기점으로 탄핵 주도세력으로서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용퇴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 1월 24일 창당 두 달여 만에 정 대표가 초대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바른정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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