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임박함에 따라 탄핵반대 세력들의 안하무인 격 언행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임박함에 따라 탄핵반대 집회 참석자들의 언행이 도를 넘으면서 여론의 십자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 일반 행인이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경찰 측은 오는 3·1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 단체들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정함에 따라 양측 간 충돌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 무차별 폭행·폭언·혈서 등 ‘안하무인’ 격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에서 각각 진행된 17차 촛불집회와 극우세력으로 구성된 탄핵반대 집회를 통해 이런 양상이 선명한 대비를 이뤘다.


일반 시민 양모(70)씨는 ‘이게 나라냐’는 문구 등이 담긴 박 대통령 탄핵 전단지를 뿌리다가 탄핵반대 집회에 나선 참가자들에게 안면 부위를 폭행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런가 하면 대한문 인근에선 2ℓ물통 두 개에 인화성 물질을 가득 채워 소지한 이모(68)씨가 경찰에 검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이씨는 자신의 지인들에게 “빨갱이를 잡기 위해 할복 자살하겠다”고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는 내용의 혈서를 쓰기도 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강원도 춘천에서 진행된 탄핵반대 집회 현장에서 일반 행인이 참가자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일방적 폭행을 당했다.


당시 집회 현장을 지나던 신모씨(26)가 태극기를 든 남성에게 얼굴을 갑작스레 맞았다. 신씨는 “길을 걷고 있는데 ‘너희는 태극기를 왜 들지 않느냐’며 ‘혹시 너희 부모님도 빨갱이냐’고 말하면서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탄핵반대의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차 앞 유리에까지 올라타며 운전자를 위협한 사례도 발견됐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극우세력의 거칠 것 없는 ‘안하무인’ 격 행보가 폭언과 폭력 수준을 넘어 헌법재판소는 물론, 특검과 탄핵찬성 세력에 대한 테러를 조장하는 수위에까지 다다르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주말 SNS 실시간 검색 순위를 뜨겁게 달군 이슈 중에 이른바 ‘김제동 협박’ 동영상이 화제가 된 바 있다.


해당 영상 속에서 탄핵반대 집회에 참가한 한 인물은 당시 촛불집회에 참석한 김제동을 향해 막말성 폭언을 마구 쏟아냈다.


이 인물은 “얼굴도 못생긴 게 마음도 참 뭐같이 생겨서 내가 오늘 김제동을 죽이러 왔다”고 협박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이는 “이 XXX 내 앞에 나타나면 눈깔을 뽑아서 부엉 바위에 갖다 버리겠다”는 발언도 내뱉었다.


폭력·폭언 수위 넘어 테러 조장?…특검 ‘신변보호’ 요청


또한 지난 23일 최모씨는 박사모 카페에 “헌재의 현행 8인 체제에서 이정미가 사라진다면 7인 체제가 된다”면서 “이정미를 죽여버리겠다”는 취지의 글을 쓰고 경찰에 자수했다.


정광용 탄기국 공동대표는 “헌재에 악마의 재판관이 3명 있다. 이들 때문에 박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가 뿌려질 것”이라면서 “참극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향한 위협도 거세지고 있다. 한 친박 단체는 박영수 특검의 자택 앞 집회를 통해 “특검이 28일 종료되면 (박영수 특검은) 민간인”이라며 “당신(박영수 특검) 모가지는 언제 따일지 모른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최근 박 특검과 일부 특검팀 관계자들의 특별신변보호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살인과 테러를 주창하고 내란을 선동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시가) 경찰권과 무력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3·1절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처음으로 청와대 방면 행진이 예정돼 있어 당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충돌할 우려가 커짐에 따라 경찰 측의 발빠른 대응이 예상된다.


경찰 측은 최대한 차벽을 높이 쌓는 등 양측 간 격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주말 경비병력 212개 중대(1만7000여 명)를 현장에 투입해 촛불집회와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 간 충돌을 막은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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