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소주’ 명성 먹칠…갑(甲)질 ‘끝판왕’

▲ 금복주<네이버 지도 캡쳐>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대구·경북 지역 소주 업계 1위 주류기업 ‘금복주’가 비난의 파고 속에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해 결혼을 앞둔 여직원에게 퇴사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개시하는 등 무마하는데 급급했던 금복주는 최근 협력업체로부터 상습적으로 금품을 갈취, 상납 받아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아르바이트생에게 성희롱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 갑질을 벌인 사실도 드러나 구설수에 올랐다. 60년 지방 향토기업이란 타이틀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잇단 구설의 도마에 오르면서, 그동안 쌓아온 명성은 한 순간에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여기에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금복주’ 불매운동을 펼치면서 60년 전통의 지역 주류기업의 이미지는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갖은 비리 의혹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대구 향토기업 금복주를 살펴봤다.


‘참소주’로 유명한 대구·경북의 지역 주류업체 금복주가 또 다시 물의를 일으키며 논란의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결혼을 앞둔 여직원에 퇴사를 종용하면서 한 차례 물의를 빚었지만 최근에는 하청업체에 상납을 강요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막말과 폭언 등으로 협박하는 등 이른바 ‘갑(甲)질’을 벌였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떡값 내밀어야 '일감'


MBC의 한 시사교양프로그램에 따르면 금복주의 판촉과 홍보를 대행하는 하청업체 대표는 금복주로부터 받은 그동안의 억압과 강요, 폭언과 상납에 대해 억울함을 드러냈다.


하청업체 대표는 금복주의 간부로부터 명절 때마다 ‘떡값’이라는 명목으로 노골적인 상납 압박을 받아 왔다고 폭로했다.


해당 간부는 명절마다 수백만원씩 상납하지 않으면 거래처를 바꿔버리겠다고 협박을 가하는가 하면 “여자라서 눈치가 없다”, “하청업체 주제에 지랄한다” 등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하청업체 대표가 지난 3년 동안 명절 떡값 등의 명목으로 상납한 금액은 자기마치 28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청업체 대표가 금복주 간부로부터 금품 상납을 요구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금복주의 해당 간부는 대표에게 “10년간 하청 일을 하면서 인사 한 번 하지 않는다”며 명절 떡값 명목으로 300만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하청업체 대표는 1회성 제안으로 여기고, 금복주의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청업체 대표의 생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3년간 2800만원 뜯어가


이후 금복주 간부의 상납 요구는 더욱 거침없었다. 이후 설과 추석에 각각 500만원씩, 다음해엔 금복주로부터 수주한 매출의 5%를 실제 계약이 이뤄지기 전에 선납으로 내놓으라는 횡포를 이어갔다.


해당간부는 하청업체 대표에게 “넌 나한테 고마워해야 된다. 1년 거래 더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고맙다고 눈물을 흘려도 모자랄 판국”이라며 “자꾸 그런 소리하고 앙탈 부리고 그럼 안된다. 제발 뭐가 똥인지 된장인지 알고 덤벼. XX야”라며 욕설을 내뱄었다.


▲ 금복주 홈페이지.

참다 못 한 하청업체 대표는 3년간 2800만원의 상납한 사실을 금복주 감사팀 팀장에게 알렸다. 당시 금복주 감사 담당자는 하청업체 대표외에도 금복주측이 여러 하청업체에 상납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조사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팀도 ‘한 통속’


하지만 돌아온 것은 금복주와의 거래 중단이었다. 금복주 감사팀은 자체 조사 결과 회사 차원의 상납이 아닌 개인 적인 일탈이라며 금복주와의 선긋기에 나섰다.


하청업체 떡값 ‘상납강요’…홍보업체 2800만원 뜯겨


아르바이트생엔 ‘성희롱’ 파문…지역사회 ‘불매운동’


하지만 해당 팀장 역시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해당 팀장은 “금복주 측이 사건을 축소해 자신에게 모든 걸 덮어 씌었다”며 “(대표이사가) 저한테 ‘만약에 일이 불거지면 자기는 대표이사니까 좀 빠져야 한다. 네가 한 걸로 미안하지만 그렇게 하자’고 분위기를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해당 팀장의 진술을 토대로 금복주 임직원들의 부당한 상납 요구와 공갈 협방 등이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단추 하나 더 풀면…”


금복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금복주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금복주에서 홍보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이모씨는 “같이 일하는 애들한테 보면 가슴이 크니, 몸매가 좋니, 이런 이야기를 하시고 대놓고 그렇게 애기하시니까”라고 주장했다. 또한 “여름 유니폼이 단추가 이렇게 있는 유니폼인데 ‘단추를 하나 더 풀어서 손님들한테 보이면 (홍보가)더 잘되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급기야 지역사회단체에서 불매운동을 제안하고 나서면서 금복주의 입지는 더욱 줄었다. 대구경실련은 21일 성명을 내고 “상납금 강탈은 금복주 내부의 상납구조에 기인한,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구조적인 범죄이지만 금복주는 이를 은폐, 축소하는 등 기만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실련의 한 관계자는 “상납금을 강탈한 팀장이 하청업체에게 강요한 명절 떡값과 수주 받은 금액의 5%는 금복주의 임직원들이 하청업체로부터 받은 상납금의 기준일 가능성이 크다”며 “조직적인 상납 등이 만연하는 전근대적인 기업, 자정능역이 결여된 기업”이라고 힐난했다.


금복주 어떤 회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복주는 2075년 1월 설립되었고, 지난 2015년 매출 1476억원, 영업이익 390억원을 기록했다. 금복주의 지분 100%는 금복홀딩스가 보유하고 있으며, 창업주 김홍식 회장의 장남 김동구 대표이사 사장 외 3인이 갖고 있다.


정확한 지배구조는 공시되어 있지 않지만 지난해 금복홀딩스 당기순이익 379억원 중 50억원을 배당했으며 배당성향은 13%다. 계열사로는 금복개발과 경주법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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