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측의 분사 방안에 반발하며 23일 8시간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현대중공업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전면파업이 진행된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노조 측이 전면파업의 이유로 들고 있는 사측의 ‘분사’ 방침에 대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연달아 찬성 권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사업 추진에 한층 탄력을 받고 있어 현대중공업 노사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조, 분사방침 반대·임단협 타결 촉구


23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8시간 전면 파업을 1만4000여 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노조는 사업부별 집회를 거쳐 오전 10시 30분부터 노조 사무실 앞에서 전체 집회를 진행한다.


이번 전면파업은 사측의 분사 방침에 대한 반발과 함께 지난해부터 난항을 거듭해온 임금·단체협약 타결을 촉구하는 의미다. 지난해 5월 시작된 임단협 교섭 이후 전날까지 총 18차례에 달하는 부분파업이 진행돼왔다.


이에 대해 사측은 그간 부분파업에 약 1500명 참여해온 것으로 파악, 조업에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노조는 분사 안건을 의결하는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 날까지 전면파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의 분사 방침과 관련, 사측은 ‘경영합리화 작업의 일환’이라 주장하지만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비한 사전 작업’이란 의심으로 맞서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연이어 현대중공업의 분사 방침에 찬성안을 제시, 사측 분할 계획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의 분사 계획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찬성안을 제시한 데 이어 대신경제연구소 역시 현대중공업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찬성 권고 의견을 내놨다.


현대重 분사 방침, 유력 자문사들 “찬성 권고 의견”


현대중공업은 이번 주총을 통해 분사 안건이 의결될 경우 오는 4월 1일부터 조선·해양·엔진(현대중공업)과 전기전자(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건설장비(현대건설기계), 로봇(현대로보틱스) 등 4개 부문 회사로 분할된다.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될 전망이다.


하지만 자문사들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6개월 내 모든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향상과 함께 대주주의 경영권 편법 유지 가능성도 사라지게 될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업계가 이처럼 현대중공업 분사에 우호적 의견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노사 간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좀처럼 발견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노조는 이날 8시간 전면 파업에 이어 오는 24일과 주총 당일인 27일 역시 전면 파업을 강행할 방침이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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