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0일 안희정 충남지사가 전일 ‘박근혜 대통령이 선한 의지로 좋은 정치하려다 뜻대로 안 된 것’이라고 발언하며 논란의 중심에 선 데 대해 “안 지사의 말에 분노가 빠져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스튜디오에서 ‘주간 문재인’ 촬영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가 선의로 한 말이라고 믿는다”면서도 “안 지사의 말에는 분노가 빠져있다.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다”고 에둘러 안 지사에게 날을 세웠다.


그는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있어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지금 국민들이 추운 겨울날 촛불을 들고 고생하면서 ‘이게 나라냐’라는 말로 깊은 분노와 절망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연이어 국가권력을 사유물처럼 여기고 부정부패로 탐욕을 채웠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정당한 분노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안 지사에 대한 질타를 부연했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 김경수 의원은 “분노가 빠져있다”는 언급에 관해 “원칙론적인 입장에서 안 지사의 발언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간의 균열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친노(親노무현)계라는 공통점을 지닌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그간 서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왔다.


다만 현재는 지난 15일부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위한 선거인단 모집이 진행되며 당내경선에 시동이 걸린 상태다.


아울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가 20% 지지율을 돌파하며 문 전 대표를 움찔하게 만든 상황이기도 하다. 결전의 순간이 임박해져 가는 시점에 양측간 숨겨왔던 속내가 점점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와의 대결구도에서 경선을 흥행시키고 몸집을 불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쟁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이른바 ‘안희정 페이스메이커론’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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