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에 대한 과격한 감정 표현…‘또라이 리더가 되라는 얘기인가?’

▲ 고(故) 이인원(69)롯데 부회장 빈소를 방문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스페셜경제=이현정 기자]롯데그룹이 간부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용 책자에서 과격한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롯데인재개발원은 지난 1일 “‘또라이 전성시대’에 책임과 소통의 리더십? 2017년 다보스포럼 주제어에 대한 단상”이라는 제호의 책자를 발간했다.


롯데인재개발원이 발간한 직원 교육용 책자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을 ‘또라이’라 표현하며 ‘또라이 전성시대’로 글로벌 정세를 분석했다.


그 외 또라이라고 지칭된 인물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 등이다.


해당 책자는 사내 주요 간부들을 대상으로 매달 지급되는 읽기자료 ‘이지리딩’의 통권 101호다.


중국의 사드 보복…시진핑 리더십 저격


특히 중국의 경우 사드 문제로 발발된 한한령으로 인해 한중관계가 악화되는 실정이라 롯데그룹의 이같은 글로벌 감각은 위험하지 않냐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앞서 국내에서 사드부지와 관련한 논란이 일었을 때 롯데그룹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단계이지만 부지제공 결정 발표 이후 롯데 측은 중국 당국의 압박 을 받아온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발표 이후, 롯데 측은 베이징 인근 롯데슈퍼 매장 3곳에 대한 폐쇄 검토와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공사 중단까지 중국 정부의 제재를 받아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롯데인재개발원이 중국에 대해 거침없는 표현을 사용한 것.


책자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반대파들을 부정비리 혐의로 모조리 숙청해서 종신형을 내리거나 파렴치한으로 몰아서 식물 정치인으로 만드는 등 ‘위대한 1인자’로 등극을 했다”라고 적시했다.


또한 “시 주석은 10년이 상한선인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집권기간도 연장할 게 불 보듯이 뻔하다”고 나온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또라이 전성시대가 된 것은 "사람들이 너무 지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포퓰리즘 정치가→ “다 또라이인가?”


1930년대 대공황 시절을 언급하며 그때처럼 양극화와 공급과잉 등의 불만이 국민들에게서 싹트자, 이같은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포퓰리즘 정치가와 독재의 득세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최근에 뜨고 있는 (트럼프, 시진핑, 푸틴, 아베 등) 각국의 리더들의 특징은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롯데그룹의 리더들은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끝까지 움켜쥐고 가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롯데인재개발원은 연수원을 운영하거나 신입사원 교육 등을 담당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 “그룹 차원의 의견이 결코 아니다”며 “전 사원 대상이 아닌 일부 간부 사원을 대상으로 발간된 책자라 큰 파급 효과를 갖지 않는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이에 재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반 직원이 아닌 간부급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책자에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과 오해의 소지가 있는 국제 감각을 드러낸 것은 논란의 여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현재 중국과의 관계가 안좋은 상태에서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을 과격하게 표한 것은 중국 당국을 더욱 자극하게 될 것”이라면서 “조금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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