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내려와…‘슈퍼갑질’ 전횡(專橫)

▲ 국립공원관리공단 전경.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국립공원을 보존하고 공원 자원에 대한 조사와 연구, 공원시설의 설치·관리 등 공원관리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국립공원관리공단. 하지만 최근 공단의 2인자 겪인 상임 감사가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노조측에 따르면 공단의 이 모 상임감사는 직원 감사 도중 음주 강요와 폭언을 했고, 또 다른 직원에게는 폭언과 폭행을 벌이는 등 신체적 위해(危害)를 벌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감사는 서울시의회 의원과 새누리당 부대변인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공단의 상임감사로 부임한 대표적 친(親)박근혜 인사로 취임 당시 낙하산 논란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폭언과 폭행 등 ‘슈퍼갑질’ 논란을 빚고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을 살펴 봤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이진화 상임감사가 직원들에게 막말과 협박,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노동부, 기소의견 검찰 송치


환경부유관기관노조 국립공원관리공단지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진화 상임감사의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지난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공단의 상임감사는 이사장에 이어 공단의 2인자의 직책이다.


이 상임감사는 지난해 1월 공단에 부임했지만 낙하산 논란의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시 의원과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서울시당 선대위 공약위원회 부위원장, 새누리당 부대변인 등 역임한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수장인 박보환 이사장 역시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박 이사장 역시 친박계 인사로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역임한 바 있다.


‘폭행과 폭언’…화풀이 대상(?)


사건이 일어난 것은 지난해 9월. 노조 측에 따르면 이 상임감사는 2015년 11월 벌어진 직원간 음주폭력 사건을 자체 감사하겠다며 직원 A씨를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하지만 A씨가 만취상태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이 감사는 사건 당시 상황처럼 소주 1병반을 마시고 진술하라며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한 것이다.


노조 “폭행·폭언하는 간부 퇴진” 요구…‘처벌 없어’ 논란


노동부 ‘기소 의견’ 檢 송치…대표적 친박 ‘낙하산’ 인사


이 감사는 또 “똑바로 말하지 않으면 파면시키겠다”며 물병을 던질 것처럼 위협하는 등 A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해 10월 3일에는 총무부 직원 B씨에게 예산 사용 내역을 묻는 과정에서 “대차전표를 뽑지 말고 통장으로만 설명하라”며 1시간 가량 폭언을 가했고, B씨의 어깨를 치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직원은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수치심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 노조는 이 상임감사 퇴진을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 같은 행동에 참다못한 노조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 노동청에 민원과 진정을 제기했다. 하지만 환경부가 이 상임감사에게 내린 조치는 공단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에 따른 ‘경고조치’에 불과했다.


환경부나 공단 측은 기획재정부 장관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상임감사에 대한 임명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달 3일 직장내 폭력 행사 혐의로 이 상임감사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고용노동부는 서울서부지청은 지난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면서 향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퇴진시위에도 ‘묵묵부답’


국립공원관리공단 노조측은 지난해 10월 24일부터 이 상임감사의 퇴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들어갔다.


공단 본부 앞에서 진행된 1인 시위는 100일째가 넘어가고 있지만 이 상임감사는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14일에는 노조원 200여명이 모여 이 상임감사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유경호 노조위원장은 “이 감사는 평소에도 폭언이 잦았다는 증언이 계속 이어 나오고 있다”며 “가장 청렴해야할 감사직에 있는 고위 간부가 폭언 폭행을 저지른 사실이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내부 기강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할 상임감사가 오히려 감사를 받아야 할 상황이다보니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라며 “이 감사는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노조의 한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까지 이 상임감사가 자신의 잘못 등에 대한 반성이나 입장 등을 표명하지 않고 회피로만 일관하고 있다”며 “자진퇴진 할 때까지 1인 시위 등 투쟁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 “상임감사는 공공기관의 감사 등을 통해 기관의 비리 척결 등을 담당하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경우, 상임감사가 감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몰려 대외적으로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폭언과 폭행 등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 이 상임감사의 입장 표명 역시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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