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한국 속옷산업의 대부’ 남상수 남영비비안 명예회장이 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비비안’으로 유명한 여성 속옷 전문 기업 남영비비안의 창업주 남상수 명예회장은 1925년 경북 영양에서 출생, 속옷 산업이 전무했던 1957년 여성 속옷 전문기업 남영비비안을 설립, 국내 대표기업으로 키워냈다.


남 명예회장은 1950년대 여성들에게 서양식 의복이 점차 익숙해지면서 좀 더 예쁜 맵시를 위해서는 여성 속옷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국내 여성 속옷 시장을 개척했다.


고쟁이나 광목으로 된 속옷을 착용하던 당시 여성들에게 브래지어, 거들 등 현재와 같은 란제리를 소개함으로써 여성들의 의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남영은 1958년 국내 최초의 스타킹으로 알려진 ‘무궁화’ 스타킹을 생산했으며, 1990년대 브래지어 시장에 혁신을 일으켰다.


남영비비안은 1995년 국내 최초로 볼륨업 패드를 사용한 ‘볼륨업 브라’를 출시했다. 볼륨감 있는 몸매가 아름답다는 새로운 인식과 함께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출시 10개월 만에 100만개가 판매됐다.


남 명예회장은 한국 무역 산업을 일으킨 무역 1세대다. 고인은 1954년 무역회사인 남영산업을 설립하고,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에 속옷과 스타킹을 수출했다.


당시 일본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미국시장을 공략해 큰 성공을 거뒀고, 1980년대에는 미국 시장에 연간 800만장의 브래지어를 수출했다.


남 명예회장은 한국 수출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수출의 날 산업 포장(1973년)과 상공의 날 대통령표창(1975년), 동탑(1980년), 은탑(1985년), 금탑(1992년) 산업 훈장을 수훈했다.


1976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재단법인 연암장학회를 설립해 학생들의 학업을 지원하는 등 장학 사업도 꾸준히 이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순 여사와 남석우 남영비비안 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며 발인은 2월11일, 장지는 경기도 화성 선산이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