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50대그룹 오너일가 구성원은 입사 후 평균 4.9년 만에 임원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회사원이 임원이 되기까지 걸리는 기간 24년보다 무려 20년 가까이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경영성과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총수가 있는 상위 50대 그룹 오너일가 208명(배우자 포함)의 경영참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오너일가는 평균 29.1세에 회사에 입사해 33.8세에 임원으로 자리에 올랐다. 입사 13.4년 후인 42.5세에 사장 이상의 최고경영자(CEO)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일가의 승진 기간은 후대 세대에 들어 더 짧아지고 있다. 창업 1~2세대의 오너일가는 평균 29.5세에 입사 5.1년 근무한 34.6세에 임원 자리에 올랐지만 자녀 세대는 28.8세에 입사, 33세에 임원 자리에 올랐다. 임원 승진 기간은 4.2년, 부모 세대보다 0.9년 빨라진 셈이다.

더욱이 입사와 함께 임원으로 직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 208명 가운데 9.1%인 19명은 회사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임원으로 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무 경험 없이 임원으로 직행한 오너 일가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전 회장, OCI그룹 일가인 한상준 유니드 부사장과 이건영 유니온 회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장세욱 시그네틱스 부사장, 장세준 영풍전자 부사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정몽진 KCC 회장, 조원국 한진중공업 전무,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등이다.

또한, 정교선 현대홈쇼핑 부회장(0.8년), 한경록 한솔제지 상무(0.9년), 조현상 효성 사장(0.9년) 등은 입사 후 1년도 안 돼 임원으로 승진했다.

반면, 가장 늦게 임원의 자리에 오른 오너일가의 구성원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으로 20세에 입사해 18.3년이 흐른 38.3세가 돼서야 임원 자리에 올랐다. 뒤를 이어 17.2년이 걸린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 16.6년이 소요된 구자엽 LS전선 회장 등이 있다.

이어 박장석 SKC 고문(16.2년),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16년), 허명수 GS건설 부회장(15.2년), 허연수(14.2년) GS리테일 사장, 박석원(14년) 두산엔진 부사장, 구자은(14년) LS엠트론 부회장 등이 현장 실무를 오래 익히고 임원의 자리에 올랐다.

50대 그룹 오너일가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에 임원이 된 인물은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다. 반면에 가장 늦은 나이에 임원이 된 오너 일가 구성원은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으로 박 이사장은 63세에 임원을 달았다.

또한 입사와 동시에 사장 이상 CEO가 된 인물도 있다. 바로 신창재 교보 회장이다. 신 회장은 의사 출신으로 43세에 부회장으로 입사해 1.9년 뒤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반면에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31세에 입사해 35.6년이 흐른 66세가 되어서야 사장단에 합류했고, 구자엽 LS전선 회장도 입사 후 26.6년이 지나서 CEO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