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인 소호 측이 지난해 발생한 디자이너 성추행 사건과 관련, 7일 뒤늦게 입장을 밝혔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유명 편집디자인업체 ‘디자인 소호’에서 지난해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일방적 해고에 이어 2번에 걸친 고소를 진행하며 피해자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 장애까지 유발케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는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소재 한국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디자인 소호에 재직 중이던 한 디자이너가 직장 선배 2명으로부터 신체적·언어적 성폭력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에 항의한 해당 디자이너에게 해고를 통보했고, 피해 여성은 억울한 마음에 이 사실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재했다.


하지만 사측은 해당 여성에 대해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죄 등으로 2차 고소에 나섰고,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두 고소 건에 대해 모두 기소 결정을 내렸다.

법원 1심 “피해자 게시글, 허위라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사측이 제기한 1차 고소에 대한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법원은 “피해자가 게시한 글이 허위라거나 피해자가 허위임을 인식하고 글을 게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무죄 판결 취지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언론노조 관계자는 이날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난 2일 법원이 사측이 제기한 1차 피해자 고소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며 “어제(6일) 소호 측 임원급 간부가 직접 사과 의사를 밝혀왔고 향후 관련 내용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디자인 소호’ 측은 <본지>에 "디자인 소호는 2016년 5월 5일 직원 간 사적인 술자리에서 비롯한 성추행 사건과 이후 사태에 대해 사측의 부적절한 조처로 심적 고통과 어려움을 겪었을 피해자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디자인 소호 측의 이처럼 뒤늦은 해명에도 그간 피해자가 받은 고통이 사실상 사측의 일방적인 보복과 탄압 행태에 따른 것이란 일각의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사측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언론노조 측은 “디자인 소호가 말로만 사과를 하는 게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로 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지 예의주시하고 행동할 것”이라며 “문화예술계 연대단체들과 함께 한국 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폭력적 문화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디자인 소호 홈페이지]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