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일본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매각전에 SK하이닉스가 뛰어들었다. 메모리 D램 사업에 강자지만 상대적으로 열세인 낸드플래시 사업을 확충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가 신규 발행하는 우선주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발행 규모가 3000억엔(약 3조원) 규모다.


앞서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부를 분사할 계획을 밝혀 이번 우선주 발행은 실질적인 매각작업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도시바는 우선주를 추후 분사해 신설 예정인 반도체사업부 회사 일반주 지분 19.9%로 전환할 예정이다.


도시바는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어 반도체 사업부 분사를 결정했다. 지난 2015년 회계부정 적발 이후 추진했던 미국 원전사업에서 7000억엔(7조원)규모로 손실이 불어나면서 자본잠식 위기에 몰렸다.


SK하이닉스는 D램 분야에 있어서는 삼성에 이어 글로벌 2위의 점유율을 자랑하지만, 낸드플래시 부문에 대해서는 삼성,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 등에 밀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그동안 낸드플래시 투자 확대 의지를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금액은 7조원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도시바의 낸드 플래시 투자와 관련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바는 낸드 시장에서 2위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지난해 3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을 삼성전자가 36.6%, 도시바가 19.8%, 웨스턴디지털이 17.1%, 마이크론 9.8% 순으로 차지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해 차후 반도체 수요 강화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전에서 하이닉스와 경쟁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낸드플래시 부문 글로벌 3위 기업 미국의 웨스턴디지털.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를 인수, 삼성전자를 넘어 낸드 분야 1위를 꿈꾸고 있다. 하이닉스 역시 도시바 지분을 확보할 경우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앞서, 하이닉스는 지난달 반도체 웨이퍼 전문 기업인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도시바 지분 인수전까지 뛰어 들면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측은 “아직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는 7일 SK하이닉스에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답변 시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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