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지혜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추진해오던 약가인하정책에 첫 발을 내디뎠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회사 대표들을 모아 현재 약값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돼 있는 것을 비판, 약값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미국 제약회사들과 만나 “(미국) 약값이 천문학적으로 비싸다“며 ”가격을 내려달라“고 압박했다.


이날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 조 지매네스 노바티스 CEO와 존슨앤존슨 호아킨 듀아토 총괄 회장, 켄 프레이저 머크 CEO, 일라이 릴리의 데이브 릭스 CEO, 밥 후긴 셀진 CEO, 밥 브래드웨이 암젠 CEO 등 유수의 제약회사의 CEO들이 참석했다.


트럼프는 제약회사들이 지난 몇 년 간 멋진 일을 해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이 약값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메디케어(노령층 의료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를 위해 약값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는 ‘글로벌 무임승차’를 종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른 나라들이 의약품 개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그는 “공짜로 얻어먹는 행태를 끝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해외 아웃소싱 제약 생산공장을 미국으로 다시 옮겨와 미국 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내 의약품 제조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다만 트럼프는 제약업체들의 법인세를 인하해 줄 것이라 약속하고,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신약 허가가 더욱 빨라질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주겠다는 당근책도 함께 제시했다.


통상적으로 제약 회사가 하나의 신약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선 평균 20억 달러가 소요되며 FDA로부터 최종 합격 판정을 받기까지 15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이에 대해 트럼프는 ‘불명예스런 사실’로 규정했다.


하지만 여당인 공화당이 약값 인하에 반대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실제 약값 인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반(反)트럼프 정책’ 움직임은 업계 분위기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앞서 미국 제약업계는 매년 1000만 달러(한화 약 120억 원)를 투입해 대국민 광고, 즉 이미지 메이킹과 사회 공헌활동을 통해 트럼프의 인하정책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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