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 대표, 경영자질 의구심…미국서 사기, 회사는 자본잠식 상태
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 대표, 경영자질 의구심…미국서 사기, 회사는 자본잠식 상태
  • 김영일 기자
  • 승인 2016.12.28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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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 대표(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2000년대 초반 스팀청소기를 출시해 주부들 사이에서 스팀청소기 열풍을 일으켰던 장본인인 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 대표가 미국에서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희생활과학이 미국 기업을 상대로 4800만달러, 우리 돈 570억원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해당 소송은 한경희생활과학이 탄산수제조기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문제는 한경희생활과학이 소송을 청구하기까지 전까지 오히려 사기를 친 미국 기업에 끌려 다니는 모양새를 연출해, 일각에서는 한경희 대표의 경영능력에 대한 자질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스팀청소기 외에 뚜렷한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한 대표가 조급증으로 경영능력의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미국 사기사건 소송의 전말

사기를 당한 것도 모자라 질질 끌려 다니면서 한 대표의 경영자질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경희생활과학의 소송 전말은 이렇다.

지난 10월 이를 단독으로 보도한 미주 한인 언론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한경희생활과학과 미국 법인인 ‘한코퍼레이션유에스에이’는 지난 9월 29일 미 일리노이북부연방법원에 스파클링드링크 시스템 인터내셔널(이하 SDS)과 아론 세르쥬 부에노, 토마스 스왑 등을 상대로 4800만달러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는 우리 돈으로 575억원(지난 26일 환율기준)에 달하는 적지 않은 규모의 소송으로, 소송의 당사자는 ‘로미 한(ROMI HAN)’이고, 이 로미 한은 한경희 대표의 미국 이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소송장에서 지난 2014년 4월 부에노 측으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부에노가 한 대표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한경희생활과학과 탄산수제조기업인 SDS 간의 상호협력을 제안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부에노는 한경희생활과학 측에 협력을 제안하면서, 한경희생활과학과 SDS가 합병하면 18개월 이내에 ‘IPO(Initial Public Offering·기업공개-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자사의 주식과 경영내용을 공개하는 것)’를 통해 7500만달러(890억원) 상당의 자금을 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합병으로 미국 최대 체인점인 월마트 등에 탄산수제조기와 탄산음료 파우더(분말)를 납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증권시장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과 또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다.

이메일을 통해 부에노 측으로부터 이런 매력적인 제안을 받은 한 대표는 2014년 8월 부에노 측과 아시아, 중동, 오스트리아, 오세아니아 등의 탄산수제조기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2월 북미지역 독점판매계약까지 체결한다.

당시 한경희생활과학 측은 이러한 판권계약을 체결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고, 관련업계는 한경희생활과학이 탄산음료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2건의 탄산수제조기 독점판매계약으로 한경희생활과학은 부에노 측에 200만달러를 지급한데 이어 SDS의 자산을 인수하는 등 지난해 7월까지 총 1200만달러(143억원)를 지불했다.

명성 타격 우려?…뒤늦은 소송

한경희생활과학은 자금조달과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담보로 1200만달러를 부에노 측에 선지급 했으나, 이후 부에노 측으로 전달받은 샘플들은 엉망이었다.

탄산수제조기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탄산음표 분말은 제대로 봉합조차 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부에노 측에 항의했고, 부에노는 해당 제품은 단지 샘플에 불과하고 세계적 회사인 플렉스트로닉스(Flextronics)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성 있는 제품을 만들 것이라며 한 대표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제품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한경희생활과학이 부에노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었다.

부에노는 사기를 치는 과정에서 한 대표에게 돈을 더 지불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한 대표의 명성에 타격을 입힐 것이고, 소송을 제기해 한경희생활과학을 파산시키겠다는 협박까지 했다는 게 소송장을 통해 밝힌 한 대표의 주장이다.

한 대표는 자신의 명성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한 탓에 지난해 7월까지 1200만달러를 부에노 측에 지불한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부에노가 한 대표를 안심시키려 언급했던 플렉스트로닉스가 돌연 한 대표에게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플렉스트로닉스는 탄산음료 분말을 생산하는데 500만달러의 설비를 투자했으나, 한 대표와 부에노, SDS 등이 모두 한 통속이 돼 사기를 쳤다고 판단하고 500만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

이에 한 대표는 변호사를 통해 자신도 부에노 측으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는 자술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사건의 전모를 인지한 플렉스트로닉스는 한 대표와 한경희생활과학을 피고에 추가하지 않겠다는 수정 소송장을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한 대표는 간신히 소송을 면하게 됐다.

자신이 사기의 피해자임에도 소송을 당할 위기에 처했던 한 대표는 더 이상 사태를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는지, 지난 9월 29일 미국 일리노이북부연방법원에 부에노 등을 사기혐의로 고발한 것이다.

한 대표는 부에노 측에 지불한 1200만 달러와 징벌적 손해배상 3600만달러를 포함해, 모두 480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여기까지가 소송의 전말이다. 소송 전말만 놓고 보면 한 대표는 피해자 일 수 있다.

그러나 미 증권시장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과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부에노 측의 달콤한 제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자신의 명성에 타격을 입을까 부에노 측에 질질 끌려 다니면서 1200만달러 상당의 사기를 당했다는 점에서 한 대표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외부감사 제외…자본잠식 상태로 전환?

이런 가운데 한경희생활과학이 스팀청소기 이후 뚜렷한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자본잠식으로 전환된 것도 경영 자질 논란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한경희생활과학 측은 외부감사를 받는 법인이라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4월 이전까지 감사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하는데,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2016년 12월 현재까지도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이는 한경희생활과학이 완전자본잠식상태로 전환돼, 외부감사법인에서 제외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경희생활과학이 금융감독원에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신용평가사 등이 지난해 한경희생활과학 측의 세금계산서 등을 근거로 실적을 역산한 것에 따르면, 한경희생활과학은 지난해 전년 보다 38.3%가 줄어든 39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손실은 195억원, 당기손순실 342억원으로 전년 보다 각각 2~4배 이상 적자폭이 늘었다.

이 때문에 한경희생활과학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전환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완전자본잠식이란 기업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된 자본금이 잠식된 상태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자본은 납입자본금과 내부에 보유된 잉여금으로 나뉘는데, 누적 적자가 많아 잉여금은 물론이고 당초 납입된 자본금마저 잠식되면서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다.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무상감자 및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외부 자금을 조달하거나, 금융기관 등 채권단이 빌려준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기업의 부채를 조정하는 출자전환 등의 조치를 취하는데, 현재 한경희생활과학이 이러한 조치 등을 취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경희 대표 일가의 늘어나는 대여금

아울러 한경희 대표는 지난 2014년 83억원의 당기손순실을 기록했음에도 당해에 회사자금 36억 7000만원을 빌리기도 했다.

2014년도 한경희생활과학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한경희생활과학은 한 대표에게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36억 7000만원을 빌려준 내용이 기재돼 있다.

이와 더불어 한경희생활과학은 주주에게 11억 2900만원을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빌려줬는데, 한경희생활과학은 한 대표(7.9%)와 남편인 고남석(6.5%) 씨, 기타특수관계인(85.6%) 등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결국 47억 9900만원 상당의 회사돈을 한 대표와 그 일가가 빌려갔다는 얘기다. 전년(2013년도) 감사보고서에는 한 대표 일가의 단기대여금은 10억 3600만원이었다.

즉, 회사는 자본잠식을 겪고 있는 상황에 한 대표 일가의 대여금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 2014년 한경희생활과학 감사보고서

한편, <본지>는 미국 소송의 전말과 이에 따른 한 대표의 경영 자질 논란, 자본잠식을 위한 조치, 한 대표 일가에 대한 대여금 증가 등에 대한 입장이나 해명을 듣기 위해 한경희생활과학 측에 수차례 전화하고 메모를 남겼지만, 끝내 어떠한 입장이나 해명을 전해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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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기자 rare0127@speconomy.com

정치·재계를 담당하고 있는 취재 2팀 김영일 기자입니다. 인생은 운칠기삼(運七技三)·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모든 것은 하늘에 뜻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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