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한국리서치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제1야당의 ‘반기문 때리기’가 효과를 거둔 것일까. 아니면 귀국 이후 강행하고 있는 민생행보에서 실수가 연발되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는 탓일까.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아성을 무너뜨릴 것으로 점쳐졌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라 반 전 총장이 국내 정치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미미한 귀국 컨벤션 효과


18일 반 전 총장의 귀국에 따른 ‘컨벤션 효과(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예상에 못 미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가 지난 15~16일 이틀간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31.4%의 지지율을 기록해 1위를 수성했다.


20.2%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 전 총장은 2위에 그쳤다. 뒤를 이어 이재명 성남시장(9.5%),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4.8%), 안희정 충남지사(3.9%), 박원순 서울시장(2.3%),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1.3%),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1.2%) 순이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반 전 총장 귀국 전 실시됐던 복수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에게 밀려 2위를 기록했다.


당시 반 전 총장 측에서는 반 전 총장이 귀국하지 않았음에도 문 전 대표와 오차 범위 내에서 1~2위를 다투는 것을 놓고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다.


반 전 총장이 귀국하면 자신의 고향인 충청권과 영·호남을 가리지 않는 민생행보 등으로 지지율을 급격히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컨벤션 효과를 지렛대 삼아 문 전 대표를 제치고 지지율 1위를 굳히겠다는 심산이었다.


반대급부 세력의 네거티브 전략


그러나 반 전 총장 측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반 전 총장은 귀국 직후부터 무인발권기·생수 논란에 휩싸이는가 하면, 꽃동네 턱받이 논란에 이어 퇴주 논란까지 일고 있다. 여기에 연일 반 전 총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는 제1야당의 반기문 때리기 공세까지 더해지고 있다.


물론 턱받이나 퇴주 논란 등은 의도적으로 반 전 총장을 폄하하고 깎아내리기 위한 반대급부 세력의 네거티브로 보여진다.


독자적 행보‥한계에 부딪힌 潘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으로 국민적 인지도를 지니고 있는 반 전 총장이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문 전 대표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치 문외한인 반 전 총장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의 고향인 충청에서 26.1%의 지지율을 얻어 23.0%에 머문 반 전 총장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는 “‘충청 대망론’이라는 세간의 기대와 달리, 반 전 총장이 확고한 지역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령별로 보면 20~40대에선 문 전 대표, 60대 이상에선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다만,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했던 50대에선 반 전 총장이 24.2%, 문 전 대표는 23.6%로 호각세를 보였다.


이는 반 전 총장이 보수성향 지지자들을 결집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며, 10여년동안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한민국을 떠나 있었던 반 전 총장이 정치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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