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로 향하고 있다 . 한편 시민단체가 피켓을 들고 봉하마을 방문에 대한 항의를 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 반기상 씨와 조카 반주현 씨가 뇌물죄 혐의로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기소된 것과 관련해, 뉴욕 유엔 본부 출입기자인 매튜 러셀 리(Matthew Russell Lee) 기자는 17일 “기소가 있기 아주 오래 전부터 데니스반(반주현 씨)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리 기자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와 같이 언급한 뒤 “데니스반이 콜리어스라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콜리어스는 유엔빌딩으로 임대료를 받는 임대주”라고 밝혔다.


리 기자는 “(반 전 총장은)데니스반이 콜리어스에 일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유엔에 문의하곤 했다”면서 “데니스반이 베트남에 있는 빌딩을 매각하려고 시도하기 이전에, 반 전 총장이 자신의 친척이 유엔의 임대주라고 할 수 있는 회사에 일하게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반주현 씨가 경남기업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과정에서 반 전 총장의 명성을 이용해 카타르 투자청에 랜드마크72를 매각하려 했던 것에 대해, 리 기자는 “반 전 총장과 카타르가 특별한 관계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사건에 터지기 전에도 반 전 총장은 카타르 정부가 지원한 비행기를 타고 다닌 사실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리 기자는 “가자 지구 내전 기간 중이었는데, 공식 발표는 아니었지만 유엔 대사 중 한명이 내게 반 전 총장이 분쟁 조정을 가는 자리에 카타르에서 지원한 비행기를 타고 갔다고 불평을 털어 놨다”면서 “이런 상황에 반 전 총장의 조카가 삼촌을 이용해 카타르가 건물(랜드마크72)을 사들이도록 하겠다고 얘기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반 전 총장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리 기자는 이어 “반 전 총장이 이 사건(반기상 부자 기소)에 대해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으며 정말 화가는 나는 일”이라며 “2015년 5월 15일 저는 공개적으로 그의 대변인을 상대로 반주현 씨가 왜 반 전 총장의 지위를 이용해 부동산을 사들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었다”고 말했다.


리 기자는 반 전 총장의 두 번째 남동생인 반기호 씨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리 기자는 “반기호 씨가 미얀마에서 두 개의 다른 회사를 갖고 있었는데, 하나는 KD파워라는 회사였고 다른 하나는 보성파워텍”이라며 “문제는 미얀마 홈페이지에 그가 유엔 미얀마에서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과 관련해서 미얀마 유엔 대표단으로 기재돼 있었던 것으로 이는 명백한 이해관계의 충돌”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유엔 사무총장의 남동생이 유엔 대표단에 속해 있다는데 미얀마 정부 측에서는 당연히 과거의 군부 및 현재 로힝야 난민 등의 문제로 인해 유엔으로부터 오랜 기간 동안 비판을 받아온 상황에 당연히 수주를 허락해주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이는 반 전 총장의 영향으로 반기호 씨가 미얀마에서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리 기자는 그러면서 “유엔은 이 부분에 대해 그 어떤 해명도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유엔의 한국대표부가 반 전 총장과 관련된 사건을 덮는데 도움을 주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주장했다.


리 기자는 아울러 “또 반 전 총장의 동생이 교전 지대인 중국의 시안 지역에서도 광산업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굉장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며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이 교전지대에서 광산업을 하고 그것으로부터 이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일은 엄청난 논란이 될 만한 일이고, 솔직히 아주 역겨운 일”이라며 반 전 총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리 기자는 “지난 10년 동안 반 전 총장이 해소한 국제 분쟁이 단 한건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아주 형편없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유엔 내부의 대체적인 생각은 반 전 총장이 친족 등용 및 부정부패 뿐 아니라 무능함으로 유엔의 격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라며 반 전 총장의 무능함을 꼬집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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