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시호, 김종, 최서원(최순실) 제1회 공판이 1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가운데 최서원(최순실)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이에 앞서 입장한 장시호씨(사진 오른쪽)도 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다. 이날 공판에서는 이모 최순실과 조카 장시호가 처음 자리를 함께 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국정 농단의 주범인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17일 삼성그룹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압력을 행사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부당한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인정한 반면, 장 씨의 이모인 최순실 씨와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은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영재센터 후원금 강요에 대한 첫 공판에서 장 씨 측 변호인은 “(삼성 및 GKL 관련)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를 인정한다”면서 “(영재센터 자금 3억원 횡령 관련)업무상횡령 혐의도 인정한다”고 밝혔다.


장 씨와 최 씨, 김 전 차관은 삼성과 GKL에 압력을 행사해 장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영재센터에 각각 16억 2800만원과 2억원의 부당한 후원금을 받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가 장 씨에게 “삼성과 GKL에 영재센터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를 자백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장 씨는 “맞다”고 인정했다.


앞서 장 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는 “강요에 의해 (삼성과 GKL이)후원금을 냈는지 의문”이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최순실·김종 혐의 부인


이에 반해 장 씨의 이모이자, 박근혜 정권 4년 동단 국정을 농단한 주역인 최 씨는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 씨 측 변호인은 “장 씨와 스케이트 선수 김동성 씨가 은퇴한 선수 재능 기부와 동계스포츠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해보겠다고 해서 취지에 공감에 설립을 도와준 적이 있다”면서 “실제 영재센터 운영진을 보면 스키 선수 출신 박재혁 씨와 스케이트 선수 출신 이규혁 씨, 이진성 씨, 제갈성렬 씨 등 스포츠 스타들이 다수 포진해 있고, 설립 절차를 조언해주고 도와준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 측 변호인은 이어 “(김 전 차관 등에게)기업 후원을 알아봐달라고 한 적은 있지만 삼성이나 GKL을 특정해서 한 적은 없다”며 “장 씨, 김 전 차관과 공모해 직원을 남용했다는 혐의는 부인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최 씨 역시 “같은 입장”이라며 “좋은 취지에서 동계스포츠가 금메달을 향하고 있기에 도와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도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메모 등에 의하면 해당 후원금은 청와대와 삼성 수뇌부의 직접 소통에 의한 지원임이 드러났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이어 “박 대통령은 후원금 지원이 통과되기 직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독대했고, 특검도 삼성이 영재센터에 지원한 금액을 대통령에게 제공한 뇌물 중 일부로 본다”며 “(삼성이 후원한)16여억원은 김 전 차관과 관계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삼성의 영재센터 후원은 김 전 차관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혐의를 부인하는 최 씨와 김 전 차관의 주장과는 달리 삼성 측은 검찰 조사에서 문체부의 압박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삼성전자 강모 과정은 검찰 조사에서 “영재센터에서 후원금 지급을 독촉해 급하게 지급한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후원금 지급 결정은 영재센터 윗선에서 정리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진술했으며,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도 “김 전 차관이 영재센터는 청와대의 관심사”라고 털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