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진 한국경제.

[스페셜경제=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지난 10여년은 어렵다 어렵다 해도 금리가 낮아 근근이 버티고 살아왔다. 그런데 작년부터 미국의 금리가 들썩들썩 올라간다 간다 하면서 은근한 압박을 높여가고 있고 때마침 바뀐 미국 대통령은 전대미문의 괴짜 인물이 선정되어 2017년의 전망은 누구도 예측 불허의 블록버스터가 되어 버렸다.


긴 국제경기 위축은 이제 제 살길을 내기도 바빠서 연방이나 우방의 입지를 살펴줄 여력이 없다. 신년 초부터 미국은 멕시코와 국경선에 장벽을 만들겠다고 나섰고 이와 동시에 미국과 거래하는 다양한 나라의 기업거래에 제동을 걸고 있다.


우리와 거래하려면 먼저 우리나라가 베이스가 되어 일자리 창출을 만들고 거래하라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자국을 소비시장으로만 이용하지 말고 자국 내 경제에 기여하라는 뜻이다. 일방적으로 이익만 취하는 거래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알다시피 미국은 소비국가다. 지금껏 소비위주의 전략으로 많은 소비를 근간으로 자국의 가치를 올려온 나라다. 그런데 이제 포지션을 바꿔보려고 한다. 그것도 정치나 경제의 경험이 전무한 인물이 자신의 경험으로 기업이 아닌 국가를 운영하니 누구도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우리나라는 입장이 모호하다. 정치폭풍으로 종아리까지 잠긴 경제수해는 말도 못하고 눈물을 찍어대며 이쪽을 바라봐주기만 기다리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에 기간투자는 아예 스톱상태이고 기업들은 잔뜩 움츠려들어 비상자금만 구축하고 있고 투자가들은 제자리만 거듭하는 증시를 보다 못해 한국을 떠나고 있다.


경제의 세계는 냉정하다. 의리와 배려가 아닌 수치가 거래와 투자를 약속한다. 한번 거래했다고 계속 거래할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이들은 철저히 수익을 따라 간다. 수익이 예상되는 곳에는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진행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입장이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진행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커졌다. 정치도 경제도 국가수반까지 흔들린 마당에 그 어떤 신뢰도 온전히 서있기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장도 변했다. 공급을 잘 하는 것은 이제 기본 베이스이고 어떠한 상품을 어떤 시점에 어떻게 공급하느냐가 소비자를 잡게 되었다. 특히 저성장시대에는 그 동안의 경제전략, 상품 전략들이 맞아떨어져 주지 못한다. 달라진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야 사업을 할 수가 있다.


따라서 변화하는 시대와 사람들의 니즈를 무시하면 정부도 기업도 지속될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와 경제를 주관하는 기성세대들은 이러한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과거를 돌이켜 보고 조각조각 따져보다 효과를 봤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내곤 한다.


이미 작년에 그렇게 실패를 거듭했고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음을 눈으로 보고도 꼭 같은 정책을 올해도 시행하겠다고 올려놓은 상태다. 백번을 해도 시장은 이미 다른 곳을 보고 있어 또 재정과 시간만 축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필요한 것은 과거를 되짚어 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을 종합하고 이를 근간으로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의 지침서를 찾아낼 수가 없으니 누구도 자신이 없어 하는 점은 있다.


오죽하면 어찌할 바를 몰라 자꾸 과거만 뒤지다가 420여 년 전에 정유재란까지 거론하겠는가. 극단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로 올라간 이래 12년이 넘도록 3만달러를 넘기지 못했고 이제 1%대 경제성장을 전망하는 마당에 무슨 말이 필요한가.


이미 성장 동력이란 말이 무색하고 한해 한해 겨우 넘어선 것이고 넘치는 실업자들을 위한 일자리 역시도 립서비스였을뿐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질적인 동력을 만들 시도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진국이 목표가 아니다. 안정적인 국가가 먼저이다. 정치도 경제도 마지노선이고 여기에 안보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니 그냥 바라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움켜쥐고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것을 얻어내기 위한 도전이 필요하다. 새로운 동력을 얻어내면 그만큼 새로운 변화와 더불어 풍족한 발전을 거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는 변했고 사람들도 달라졌다. 수레를 밀고 다니는 시대에 맞는 방법이 있고 자동차를 끌고 다니는 시대에 맞는 방법이 있다. 문제는 방법이다.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 가에 따라 승패가 나뉜다. 그 어느 때보다 심쿵할 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정유년 과거의 반복이 아닌 새로움과 앞으로 나아가는 발전을 만나려면 최대의 안전정치를 수반하고 새로운 길을 내야하는 것은 틀림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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