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경제 > 제약
제약업계 악순환 “신약개발 뒷전”…도 넘은 베끼기신약 열풍도 잠시…‘다시 시들어, 여전히 외면’
최은경 기자  |  ekchoi84@speconomy.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12.22  10:34:09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스페셜경제=최은경 기자]국내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에 다른 막대한 비용과 기간에 대한 부담 때문에 사실상 복제약(제네릭)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신약 개발은 평균 10~15년이 걸리는 데다 개발비용도 1~2조원에 달하며, 성공 확률이 거의 낮기 때문이다.

최근 일동제약·LG생명과학·한독 등이 고혈압 치료제들은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 약은 새로 개발해 출시 되는 것이 아닌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를 그대로 베낀 복제약이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8조원 규모의 신약 기술 수출에 성공하면서 국내 제약 연구개발(R&D)에 뛰어들어 제약업계 전체에 큰 파장을 미쳤지만, 1년 만에 기세가 꺾였다. 여전히 제약사들은 특허 기간이 끝난 외국 의약품을 베끼거나 외국약을 수입해 유통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약 산업이 신약 개발 대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분야에만 매달리는 관행을 버리지 못하면 모방기업이나 외국 제약사의 도매상 수준을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매출 절반 ‘수입약’ 판매, 의존도 심각…유한양행 ‘최다’

119년 동안 한국 신약은 27개?…“획기적인 신약 필요”

특허 만료된 약 베끼기 ‘치열한 경쟁’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9월 일동제약을 시작으로 53개 제약사가 119종의 트윈스타 복제약 시판을 허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사들이 트윈스타 복제약 판매에 틈새 공략한 것은 원조의 인기에 기대 시장을 나눠 먹겠다는 계산이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 트윈스타는 연 매출 8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점유율 1위의 고혈압 치료제다.

고혈압 치료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으로 보아 국내 제약산업이 여전히 후진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국내 제약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리베이트 원인이 결국 복제의 과다 경쟁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오리지널약이 갖고 있던 시장을 조금이라도 빼앗아 오려면 가격을 낮추거나 처방 권한이 있는 의사 약사를 잡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꾸준히 규제와 단속을 하고 있지만 제약사들이 복제약 경쟁을 하는 한, 리베이트가 쉽게 근절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매출 대부분 외국 약 판매

특히 국내 상위 제약사들은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수입한 약의 유통 판매 대행에 달려들고 있다. 이는 신약개발이 어느 제약사도 도전하기 힘든 분야기 때문에 남의 제품으로 매출 실적을 올리는 ‘빈약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까지 96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국내 제약사 최대 매출 달성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매출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7148억원이 수입 약 유통으로 벌어들인 돈이다. 국내 1위 제약사가 신약으로 올린 성과보다 판매 대행료만 남기는 의약품 도매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위는 녹십자도 올 상반기 매출액 대비 46.4%, 3위 종근당은 35.5%가 직접 개발하지 않은 '도입 의약품' 매출이다. 상위 11개 제약사 전체로 보면 3분기까지 매출 중 도입 약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4.7%로 조사됐다. 다만 3분기 누적매출액 상위 20위 의약품에서 국내 회사의 제품은 동아제약의 자양강장제 ‘박카스D'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순수 의약품으로 따져보면 순위권에 국산 약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한국제약 산업의 역사는 119년이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신약은 27개에 불과하다. 세계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급으로 성공한 신약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보령제약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와 LG생명과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가 올해 연 매출 500억원을 바라볼 뿐 나머지는 매출이 수십억원이면 성공작으로 평가됐지만, 일부는 다소 밋밋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한미약품의 신약 기술 수출로 제약업계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잠시 활기를 띈 바 있지만, 최근 신약 수출 무산과 늑장 공시를 둘러싼 악재가 겹치자 곧바로 시장은 싸늘하게 식었다.

이로 인해 투자를 늘려 신약 개발에 앞장서겠다는 제약사들도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약 개발은 대체 언제쯤?

유한양행은 올 3분기까지 R&D에 618억원을 투자했다. 매출의 6% 수준 밖에 안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10%를 넘는 경쟁사들에 비해 매우 열악한 수준인 것은 물론 글로벌 제약사들이 연 매출의 15%, 금액으로는 수조원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점을 감안하면 흉내 내기에 불과한 수치인 것이다.

다만 3분기 누적 R&D 투자가 1000억원을 넘는 회사는 한미약품(1063억원)이 유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조 클럽 진입이 확실시되는 광동제약은 3분기 누적 매출의 0.8%인 36억원을 R&D에 투자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광동제약은 매출의 70%를 제약이 아닌 삼다수·비타500 등 음료와 인터넷 유통업에서 올려 큰 호황을 누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사들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결국 경쟁력 갖춘 신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제약사는 현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뚝심 있게 투자하는 것만이 제약산업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라고 말했다. 이어 “벤처와의 협업이나 공동 신약 개발 등 한국적인 신약 개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유한양행, 녹십자, 동아제약, 한미약품 홈페이지]

개념있는 뉴스, 속시원한 분석 스페셜경제
<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독자 제보] 스페셜경제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환영합니다.
중요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긴급 제보나 사진 등을 저희 편집국으로 보내주시면
기사에 적극 반영토록 노력 하겠습니다. (speconomy@speconomy.com / 02-337-2113)
최은경 기자 ekchoi84@speconomy.com

유통 산업 전반을 담당하는 취재1팀 최은경 기자입니다. 넓은 시각, 열린 마음으로 객관적인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최은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재계포커스-기획/특집
자전거 여행기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스페셜미디어 스페셜경제 121-828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17-13 유영빌딩 3층   |  대표전화 : 02-337-2113, 2116  |  팩스 : 02-337-5116
등록일자 : 2008년10월21일  |  정기간행물 : 서울 아01547 / 서울 다08122
대표이사ㆍ발행인 : 남경민  |   편집인 겸 편집국장 : 김영덕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남경민
Copyright © 2013 스페셜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p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