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진룡(사진-좌) 전 문체부 장관이 지난 5차 청문회에 불출석한 이유에 대해 김기춘(사진-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존재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앞선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유 전 장관은 27일 <CBS라디오-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지난 22일 열린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불출석 한 이유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존재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청문회에 나갔으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따귀나 뒤통수를 때리는 사고를 칠까 걱정돼 (출석을) 자제했다”면서 “나 역시 이 상황을 이렇게 만든 데 큰 역할을 했고, 막지 못한 책임이 있는 죄인인데, 남들 보는 앞에서 ‘서로 잘했네’ 하며 남의 죄를 고발하는 모습이 유쾌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 전 장관은 김 전 실장으로부터 방송인 자니윤을 한국관광공사 감사에 임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도 밝혔다.


이 시기는 2014년 5월로, 당시 세월호 참사 직후 관피아 청산 등의 내용을 담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 다음 날이었다.


유 전 장관, “김 전 실장 위증, 구정물에 손 담근 계기”


하지만 유 전 장관은 관광정책과는 무관한 경력의 자니윤을 임명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판단 하에 자니윤에게 관광공사 상임 홍보고문을 제안해 동의까지 받았지만 김 전 실장으로부터 왜 쓸데없는 짓을 하냐는 질타를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 자니윤은 관광공사 감사에 임명된 이후 ‘보은 인사’ 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이어 유 전 장관은 김 전 실장의 ‘뻔뻔한 위증’을 보면서 언론에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모습(김 전 실장의 청문회 위증)을 보면서 ‘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구정물에 손을 담그고 얘기를 해야겠다. 얘기를 해서 어떻게든 사실관계를, 제가 아는 진실을 밝히는 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또 “특검이 (문체부에 대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를 했다는 것은 정말 역사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지금이라도 제가 아는 것을 모두 말씀드리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유 전 장관은 이날 “2014년 7월 퇴임 한 달 전쯤 블랙리스트를 직접 목격했다”며 “청와대에서 A4용지에 빼곡히 수백 명이 기록된 리스트를 조현재 당시 문체부 차관을 통해 자신에게 전달됐다”고 폭로했다.


한편, 유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초기 내각에 참여했지만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오다 지난 2014년 7월 16일 면직 처리된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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