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안 전 수석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지게끔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경영승계와 관련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과정에서 캐스팅보트였던 국민연금공단이 합병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7일 특검팀에 출석했다.


당초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안 전 수석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특검팀의 거듭된 출석 요청에 안 전 수석은 이날 오후 1시 24분께 대치동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게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진술한 것이 맞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안 전 수석은 일절 언급을 자제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안 전 수석은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과정에서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부비서관을 통해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었던 홍완선 본부장에게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합병 한 달 뒤 삼성은 최 씨 모녀가 세운 독일 현지법인인 코어스포츠와 220억원대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의 회사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홍완선 본부장도 전날(26일)에 이어 이날 오후 2시 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팀에 재출석 했으며,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다.


문 이사장은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검 수사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과정에서 대가성이 드러날 경우 최 씨 등에게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박 대통령에게도 제3자 뇌물죄 적용이 가능해진다.


한편, 특검팀은 국정 농단의 주범인 최순실 씨에 대해서도 소환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최 씨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함에 따라 오늘 최 씨의 소환은 어렵게 됐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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