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정 기자]청와대가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를 강탈하기 위해 포레카에 낙하산 사장을 앉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더해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포레카를 인수한 A사의 광고를 끊을 목적으로 금융위원회에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나며 청와대가 애초부터 포레카를 빼앗으려고 시나리오를 짠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결국 청와대의 플랜 속 최종 주인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측근이자 '문화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씨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작년 포레카에서 근무한 직원 B 씨는 당시 포레카 대표였던 김영수 씨에게 청와대가 화환을 보내와 놀랐다고 밝혔다. B 씨는 “평범한 광고회사에 청와대 화환이 도착했다는 게 의아했다”면서 “무엇인가 권력과 연루됐다는 느낌에 두려웠다”고 했다.


결국 B 씨는 포레카를 그만두고 직장을 옮기기로 결심했다. 청와대로부터 날아온 화환이 불길했던 탓도 있고, 평소 김 전 대표의 발언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B 씨는 “김 전 대표가 대표로 올 때부터 직원들에게 '나는 회사를 매각하러 온 사람'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며 “회사를 팔러온 사람 밑에서 일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옮기게 됐다”고 했다.


직원들은 '청와대에서 꽂은 대표가 회사를 팔러왔다'는 소문을 공공연한 비밀로 알고 있었고,당시 B 씨 이외에도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온라인 광고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수준에 그치고 공기업 계열 광고회사 대표를 맡을 만큼의 경험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중반의 나이도 파격 인사 요소 중 하나였다.


A사가 김 전 대표와 차은택씨 측근인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지분을 끌어안고 있자 안 전 수석이 보복에 나선 정황도 밝혀졌다.


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지난 해 11월 안 수석은 금융위에 전화해 A사에 대한 광고를 끊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금융위는 A사에 이미 금융개혁 광고 발주가 들어간 상태였고 제작도 80~90% 정도 이뤄진 상태였다.


금융위는 안 수석의 압박에 금융개혁 광고를 끊고 A사에는 다른 방식으로 손실을 메워준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광고를 특정 업체에게 주라고 하는 경우는 있어도, 특정업체에 주지 말라고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표현했다.


안 전 수석은 검찰조사에서도 “대통령 지시를 받고 광고사 인수전에 개입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상황들을 종합해 유추해 보면 청와대가 김 전 대표를 낙하산으로 앉힌 뒤 안 전 수석과 송 전 원장 등을 통해 포레카를 갈취하려는 속셈이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모든 상황이 최순실씨 측근인 차씨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앞서 송 전 원장은 A사 대표에게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차씨는 '모스코스'라는 광고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신생 기업에 적은 규모라 포레카를 인수할 능력이 부족했다. 때문에 '차은택 일당'은 A사가 포렌카를 인수 → 경영권 빼앗기 순으로 포레카를 손에 넣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A사 대표가 포레카 지분을 내놓지 않으며 버티기에 들어가자 송 전 원장 등이 A사 대표를 겁박한 것이다.


차씨가 포레카에 눈독을 들인 이유는 대기업 광고를 독식하기 위함이다.


송 전 원장은 “무슨 재단이 있는데 기업이 많이 있다. 광고주를 다 이끌어서 광고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우는 게 그들의 목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정농단' 주역 최순실(60) 씨가 계획했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맞춰 차씨는 광고회사를 준비한 뒤 이권을 챙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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