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지난 2012년 대선 당시 ‘i 전여옥’이란 책을 통해 ‘박근혜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 전여옥(57) 전 의원이 4년 만에 이에 관해 입을 열었다.


전 전 의원은 책을 통해 “박근혜는 대통령 될 수도, 돼서도 안 된다”며 “정치적 식견·인문학적 콘텐츠도 부족하고, 신문기사를 깊이 있게 이해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그는 현 정부 내내 배신의 아이콘으로 찍혀 정취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전 전 의원은 “그동안 박 대통령이 ‘나 보란 듯 정신 차리고 최태민 일가를 모두 끊어내고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만 기대했는데 내가 얘기한 그대로 되니 기가 막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박근혜 키드’라는 어린 친구들한테 ‘배신자’라며 몰매를 맞으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야기 했던 게 무위가 됐다는 게 정말 슬프고 참담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박 대통령 측근으로 대변인·최고위원을 하던 2006년 당시 이미 최태민 목사와 최순실씨 이야기는 다들 알고 있었다”며 “내가 박 대통령 캠프에 있을 때 친박 핵심 의원이 나한테 ‘청와대에 들어가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라고 물으며 서로 걱정한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 전 의원은 친박 의원들이 ‘최순실씨가 비선 실세’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한 것에 대해선 “2006년 이미 한나라당 대선캠프에서 낌새를 안 챌 수 없는 게 의원들이 무슨 보고를 하면 (박 대통령이) 아무 반응이 없다는 점”이라며 “그러다 하루 이틀 있다가 자기들이 올린 거와 완전히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럼 당연히 의심하고 누가 개입했는지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 몰랐다는 건 국민을 개나 돼지로 아는 것이다”고 밝혔다.


전 전 의원은 당시 최순실씨 관련 의혹이 알려졌었는지 여부를 묻자 “사실 2006년부터 지난 대선까지 다 얘기했던 거다. 당시 정형근 의원이 오래 안기부에 있었던 분인데 박 대통령과 최태민 일가의 관계에 대해 심각한 얘기를 하고 고민을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정 의원도 박 대통령 지지를 안 했다. 또 1990년을 전후해 육영재단에 있었던 직원들이 굉장히 많은 제보를 했다”며 “90년 잡지에 ‘박근혜-최태민 스캔들’ ‘박근혜·박근령·최태민 3각관계의 8대 의혹을 벗긴다’ 등 문제의 기사들이 의원회관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걸 몰랐다면 자기들이 문맹이란 얘기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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