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삼성물산이 위례신사선 사업 8년 만에 공식적으로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상승세를 이어가던 위례신도시 아파트 시장도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28일 서울시에 위례~신사 노선 경전철 사업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구두로 밝히고 이날 정식으로 공문을 보낼 전망이다.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은 삼성물산 컨소시엄(대우건설, GS건설, 두산건설 등)이 지난 2008년 서울시에 회사가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는 형태인 민간투자 사업으로 최초 제안해 사업자 지위를 얻었다.

애초 이 사업은 위례 신도시에서 용산역을 잇는 자기부상열차 노선으로 추진됐지만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무산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하지만 서울시의 요청으로 이 노선은 위례중앙~학여울역~신사역(총연장 14.83㎞)을 연결하는 형태로 확정됐다. 총 11개 정류장으로 구성되며 예상 사업비는 1조4253억원. 예정 사업 기간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1.5조원에 달하는 사업비에 비해 수익성이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의 사업철수로 인해 위례신도시 투자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위례~신사 경전철이 개통되면 신사까지 30분 내외로 이동이 가능해 위례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감이 증폭됐다.

현재 위례신도시는 일부 버스 노선 외에는 대중교통 시설이 부족하다.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신도시를 빠져나가 지하철 8호선 복정역까지 버스로 이동, 지하철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다.

2019년 지하철 8호선 복정역과 산성역 사이 우남역이 개통될 예정이지만 위례신사선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위례신사선이 사업 표류가 인근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아파트는 물론 중앙역 중심상업지구 내 상가, 위례신사선에 포함됐던 송파구 가락동의 송파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아파트 재건축) 등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문제는 이 사업의 지속성 여부다. 삼성물산이 발을 때면서 나머지 컨소시엄 사업자들이 바통을 이어 받을지는 미지수다. 삼성물산 다음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GS건설이다.

현재 서울시는 컨소시엄 참여사들에 주간사 역할을 맡아줄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좌초되면 아파트 가격에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