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정 기자]현 정권 주류인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진영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측 간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친박 측은 반 총장의 중도하차에 대비해 ‘플랜B’를 준비 중이고, 반 총장 측은 친박 측과 거리를 둘 조짐이다.

친박계에서는 “반 총장을 그동안 좋게 평가해왔으나 그만 믿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는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반 총장이 현재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지만 한번 무너지면 좀처럼 일어서기가 힘들 것”이라며 “검증과정에서 낙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플랜B를 구상 중”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친박 진영에서는 노무현정부 출신 야권 인사들이 반 총장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상당 부분 수집한 것으로 파악했다는 전언이다. 반 총장을 잘 아는 노무현정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 총장이) 검증단계에서 못 버틸 것이라고 자신하는 가운데 반 총장 영입을 통해 대선후보로 만들려던 친박 측의 당초 복안에도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친박 측이 플랜B 카드를 들고 나온 배경에는 복합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 측의 친박 핵심의원 배제론또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최대 계파인 친박 측 주도하에 자신들이 선호하는 후보를 내세우려는 의도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반 총장 측 관계자는 “반 총장이 붕 떠 와서 되겠나”라며 “대권 의지가 있어야 할 뿐 아니라 대선에 출마하려면 모든 걸 던지고 새로운 길을 만든다는 각오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반 총장에게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정파에 어정쩡하게 얹혀 갈 생각은 아예 버려야 한다”고 말해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다른 반 총장 측 관계자는 “반 총장이 친박과 충청 대망론 프레임에 묶이면 필패”라고 단언했다. 반 총장이 특정 계파, 지역에서 벗어나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음을 강조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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