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치약’사용 소비자 고발…제2 옥시의 사태 예고

▲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스페셜경제=최은경 기자]평생 승승장구 할 것 같았던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이 위기의 상황이 닥쳤다.


아모레퍼시픽이 가습기살균제로 상처 입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며 큰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


현재 아모레퍼시픽 메디안 치약 11종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 성분이 검출되면서 회수조치가 내려졌다.


잇따른 성공으로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던 서 회장에게도 위기는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새로운 성장 전략의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위기상황을 정면 돌파해왔다.


이에 이번 치약 사태로 위기를 맞은 아모레퍼시픽 서 회장이 어떻게 헤쳐 나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아모레퍼시픽의 치약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 성분이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회수 조치를 내렸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 검출’인정, 전량 회수 조치


아모레퍼시픽이 시중 유통 중인 치약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위해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인정했다.


이번에 검출된 CMIT/MIT 성분은 치약에 허용되지 않는 물질이다. 국내에서는 벤조산나트륨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 등 3종만 치약의 보존제로 허용하고 있다.


회수 대상 제품은 ▲메디안후레쉬포레스트치약 ▲메디안후레쉬마린치약 ▲메디안바이탈에너지치약 ▲본초연구잇몸치약 ▲송염본소금잇몸시린이치약 ▲그린티스트치약 ▲메디안바이탈액션치약 ▲메디안바이탈클린치약 ▲송염청아단치약플러스 ▲뉴송염오복잇몸치약 ▲메디안잇몸치약 등 11 제품으로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측은 “메디안 치약 등 아모레퍼시픽의 11개 제품 안전성 문제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가까운 판매처나 아모레퍼시픽 고객센터를 통해 제품을 모두 환불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식약처에서도 CMIT·MIT 성분을 삼켰을 때 실제 유해성이 적다며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원성은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뿔난 소비자들, 서 회장 고발…법정에 서나?


이미 한 차례 ‘옥시 사태’를 겪은 한국 소비자들은 제품 성분에 극도로 예민한 상태다.


이에 메디안 치약을 구입해 사용했던 소비자 일부는 서 회장과 심상배 대표이사, 원료 공급사,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및 담당 공무원을 약사법 위반과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형사고발했다.


특히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넥스트로에 따르면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 치약은 시장점유율 20%, 송염 치약은 5%로 전 국민의 1/4가량이 이번 사태의 잠재적 피해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소식을 접한 “가격이 싸다보니 이렇게 뒤통수를 치다니, 아모레퍼시픽 실망이다. (sing****)”, “입을 헹구면 상관이 없다고? 이게 말이 되는 건가(soul8894****)”, “치약에 가습기 살균제랑 똑같은 성분을 첨가할 수가 있나? 옥시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심했는지 모르는 건지 한심하다”(kkk10****)” “전수 조사 해야하고 국민에게 제대로 사과해라(ksm80****)”라는 의견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현재 상황은?


앞서 이번 사건으로 식품안전처는 아모레퍼시픽 치약 11종에서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돼 사망자를 유발한 CMIT/MIT이 검출됨에 따라 지난 26일 긴급 회수에 들어갔다.


아울러 식약처는 국내 제조업체 68곳이 생산한 모든 치약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치약의 주 판매처인 대형마트들도 환불 조치에 바쁜 상황이다.


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반품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약 19만개의 제품을 환불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해서 “현재 고객 상담을 통해 환불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모두 수정해 반영한 상태라며 “서경배 회장 고발 건에 대해서는 수사 기관으로부터 공식적인 내용을 아직 받지 못했다”며“추후 자료를 받아본 후 조취를 취할 것이다”고 입장을 보였다.


서경배 회장의 신화는?


서경배 회장은 국내 화장품 업계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서 회장은 태평양그룹(현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만든 고 서성환 회장의 차남이다.


그는 지난 1997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탁월한 경영능력과 남다른 경영관을 갖춘 전문경영인으로서 아모레퍼시픽이 국내 정상의 화장품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앞서 태평양 그룹은 화장품 외에 증권, 패션 스포츠 구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지만 외환위기를 전후해 24개에 달하던 계열사 대부분을 정리하고 화장품 연구 개발에 몰두했다.


2006년 서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으며, 2013년 회장직에 올랐다. 2003년부터 12년째 대한화장품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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