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치약’사용 소비자 고발…제2 옥시의 사태 예고
[스페셜경제=최은경 기자]평생 승승장구 할 것 같았던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이 위기의 상황이 닥쳤다.
아모레퍼시픽이 가습기살균제로 상처 입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며 큰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
현재 아모레퍼시픽 메디안 치약 11종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 성분이 검출되면서 회수조치가 내려졌다.
잇따른 성공으로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던 서 회장에게도 위기는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새로운 성장 전략의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위기상황을 정면 돌파해왔다.
이에 이번 치약 사태로 위기를 맞은 아모레퍼시픽 서 회장이 어떻게 헤쳐 나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 검출’인정, 전량 회수 조치
아모레퍼시픽이 시중 유통 중인 치약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위해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인정했다.
이번에 검출된 CMIT/MIT 성분은 치약에 허용되지 않는 물질이다. 국내에서는 벤조산나트륨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 등 3종만 치약의 보존제로 허용하고 있다.
회수 대상 제품은 ▲메디안후레쉬포레스트치약 ▲메디안후레쉬마린치약 ▲메디안바이탈에너지치약 ▲본초연구잇몸치약 ▲송염본소금잇몸시린이치약 ▲그린티스트치약 ▲메디안바이탈액션치약 ▲메디안바이탈클린치약 ▲송염청아단치약플러스 ▲뉴송염오복잇몸치약 ▲메디안잇몸치약 등 11 제품으로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측은 “메디안 치약 등 아모레퍼시픽의 11개 제품 안전성 문제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가까운 판매처나 아모레퍼시픽 고객센터를 통해 제품을 모두 환불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식약처에서도 CMIT·MIT 성분을 삼켰을 때 실제 유해성이 적다며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원성은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뿔난 소비자들, 서 회장 고발…법정에 서나?
이미 한 차례 ‘옥시 사태’를 겪은 한국 소비자들은 제품 성분에 극도로 예민한 상태다.
이에 메디안 치약을 구입해 사용했던 소비자 일부는 서 회장과 심상배 대표이사, 원료 공급사,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및 담당 공무원을 약사법 위반과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형사고발했다.
특히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넥스트로에 따르면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 치약은 시장점유율 20%, 송염 치약은 5%로 전 국민의 1/4가량이 이번 사태의 잠재적 피해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소식을 접한 “가격이 싸다보니 이렇게 뒤통수를 치다니, 아모레퍼시픽 실망이다. (sing****)”, “입을 헹구면 상관이 없다고? 이게 말이 되는 건가(soul8894****)”, “치약에 가습기 살균제랑 똑같은 성분을 첨가할 수가 있나? 옥시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심했는지 모르는 건지 한심하다”(kkk10****)” “전수 조사 해야하고 국민에게 제대로 사과해라(ksm80****)”라는 의견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현재 상황은?
앞서 이번 사건으로 식품안전처는 아모레퍼시픽 치약 11종에서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돼 사망자를 유발한 CMIT/MIT이 검출됨에 따라 지난 26일 긴급 회수에 들어갔다.
아울러 식약처는 국내 제조업체 68곳이 생산한 모든 치약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치약의 주 판매처인 대형마트들도 환불 조치에 바쁜 상황이다.
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반품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약 19만개의 제품을 환불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해서 “현재 고객 상담을 통해 환불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모두 수정해 반영한 상태라며 “서경배 회장 고발 건에 대해서는 수사 기관으로부터 공식적인 내용을 아직 받지 못했다”며“추후 자료를 받아본 후 조취를 취할 것이다”고 입장을 보였다.
서경배 회장의 신화는?
서경배 회장은 국내 화장품 업계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서 회장은 태평양그룹(현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만든 고 서성환 회장의 차남이다.
그는 지난 1997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탁월한 경영능력과 남다른 경영관을 갖춘 전문경영인으로서 아모레퍼시픽이 국내 정상의 화장품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앞서 태평양 그룹은 화장품 외에 증권, 패션 스포츠 구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지만 외환위기를 전후해 24개에 달하던 계열사 대부분을 정리하고 화장품 연구 개발에 몰두했다.
2006년 서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으며, 2013년 회장직에 올랐다. 2003년부터 12년째 대한화장품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