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그간 해외문화행사에서 국기원이 진행해오던 태권도 시연 행사 주체가 올해 5월부터 갑자기 케이스포츠재단으로 변경되었으나, 어떤 과정으로 해당 재단이 순방 문화행사에 참여하게 된 것인지 정부 공식 문서 기록이 전무(全無)한 것으로 27일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인 해외문화홍보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케이스포츠재단이 대통령 정상외교 문화행사와 관련하여 처음으로 등장하는 문서는 해외문화홍보원이 이란 국빈방문 행사 담당 기획사에 제공한 과업지시서 상이다.


과업지시서는 업무처리의 원칙과 처리해야 할 업무 내용을 상세히 제시한 자료로서 이란 문화행사 프로그램 중 태권도 시범 공연 출연자로 케이스포츠재단이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어떤 과정으로 누가 언제 케이스포츠 재단을 선정한 것인지에 대해 공식 문서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담당자들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대로 된 시범 공연 경험도 없는 설립된지 3개월밖에 안된 재단에게 대통령 국빈 방문 문화행사라는 중차대한 업무를 맡기는 과정이 한마디로 밀실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게다가 케이스포츠재단은 자체적으로 태권도 시범공연을 할 여력도 되지 않아 국제태권도연합 소속의 시범단이 공연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순방 행사 기획사 선정 과정도 미스테리다. 올해 멕시코와 아프리카 행사를 맡은 P사의 경우 해외문화홍보원에 접수된 사업계획서를 살펴보면 16년 2월부터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나와 있지만 해당 기획사의 존재는 순방 일주일 전 쯤 홍보원에 제출된 교부금 신청서에서 최초로 등장한다. 누가, 언제, 어떤 근거로 P사에게 2월달부터 행사를 기획하도록 했는지에 대한 과정이 공식 문서상 전혀 남아 있지 않는 것이다.


해외문화홍보원은 기획사 선정 기준에 대해 국제 행사 경험이 많고 전문성이 높은 기획사를 수의계약한다고 답변했는데, P사는 2015년 10월 설립하여 11월에 사업을 시작한 신생회사였으며, 주요사업으로 미르재단의 K-Project를 실행했다.


이처럼 대통령 정상외교 문화 행사가 전문성과 경험이 검증되지 않은 신생회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그 업체들이 선정된 경위도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어 의혹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아무리 급박하게 이루어지는 순방 행사라 하더라도 최소한순방과 관련된 행사 진행 규정과 내부 결제 문서라도 존재하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정부가 어떤 과정을 거쳐 케이스포츠 재단이 대통령 정상외교 문화행사에 참여시켰는지 밝혀야 하고 국격에 맞는 정상외교 문화행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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