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연말까지 직원 520여명 대량고용조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사옥을 인수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경영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한정애 의원은 지난 26일 환노위 증인으로 출석한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에게 상반기 경영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부채비율 상향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인천 송도사옥을 인수한 이유 등을 질문했다.


한 의원실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올해 말까지 520명의 직원에 대해 희망퇴직 즉 대량고용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며 포스코건설뿐 아니라 모기업인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그룹 전체에서 현재 대량고용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대적인 대량고용조정을 실시하는데, 포스코그룹 전체가 실질적인 노조가 없는 상황이므로 희망퇴직으로 몰리는 직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없는 형편이다.


포스코건설은 한찬건 사장이 지난 2월 취임 이후 상반기 경영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 3,6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 833억원이 하락했고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38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771억원 적자로 반전됐으며 해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8,48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394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4일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한 단계 강등시켰다. 무디스 조 모리슨 부회장은 “포스코건설은 브라질에서 진행한 대규모 철강플랜트 업 비용이 증가하며 올해 1분기 실적이 악화됐다”며 “앞으로 포스코건설은 브라질 철강플랜트 사업으로 인한 잠재적 추가 손실에 노출된 상태”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건설은 지난 6월 원래 자신들의 소유였던 인천 송도사옥을 테라피앤디로부터 되찾아왔다.


포스코건설은 테라피앤디가 송도사옥에 대해 지고 있던 금융권 채무 3600억원을 떠안는 대신에 테라피앤디의 송도사옥 지분 51%를 인수해, 2008년 착공 이후 8년 만에 송도사옥 지분 100%를 다시 확보했다.


포스코건설이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 굳이 송도사옥을 인수한 배경과 2008년 테라피앤디로의 송도사옥 매각부터 일련의 과정에 대해 사법기관의 조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08년 자산가지 4600억원에 이르는 송도사옥을(현재 기준) 영세 시행사인 테라피앤디에 5억원이라는 헐값에 넘기는 등 건설사 등이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SPC(Special Purpose Company) 관례는 물론 상식을 벗어나는 결정으로 의혹의 시선을 받아왔다.


이날 한 의원은 포스코건설 직원들의 대량해고에 유감을 표하고 경영자의 투자 실패 등으로 인한 경영위기를 직원 대량해고로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경영자의 모럴 해저드를 조목조목 짚고, “직원들을 대량해고하기에 앞서, 기업들이 최선의 자구노력을 했는지를 고용부가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고 대량고용조정의 경우 신고만 받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기업의 이상행태를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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