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서강대학교가 남양주캠퍼스 건립을 둘러싸고 대학 구성원과 이사회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남양주시가 자금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하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서강대 총장·학생 측, “예수회, 학교 운영 간섭 말아야”


27일 서강대 총동문회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서강대 동문들이 대학의 경영 일선에서 서강대 이사회인 한국 예수회가 전면적으로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해당 서명운동 안내문에는 ‘예수회원의 이사 인원을 이사회 정수의 4분의 1인 3명 이하로 줄이고, 예수회원만이 이사장을 맡도록 한 학교법인 정관규정을 없앨 것’ 등의 요구사항이 담겨있다.


이상웅 서강대 총동문회장은 “모교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음은 모두가 잘 알 것”이라며 “학교가 7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이사회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단의 학교 지원은 연간 1억원 수준으로 이는 전국 꼴찌”라면서 “예수회 관구장의 전횡으로 이사회 운영 자체가 비상식적으로 이뤄져왔다”고 주장했다.


서강대 총학생회 역시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서강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장희웅 총학생회장과 서혁진 지식융합학부 학생회장의 단식 농성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학생대표들로 구성된 ‘청년서강 이사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상대책위)는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소재 마리스타수도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예수회 신부 출신의 이사 비율 축소 등의 내용이 담긴 ‘이사회 정상화 방안’을 이사회가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이 제안한 ‘이사회 정상화 방안’에는 이사회의 예수회 신부 출신 이사 감축과 법정부담금 전액 납부, 남양주캠퍼스 사업 진행여부 확정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유기풍 총장 역시 지난 19일 예수회 로마 총원장 아돌포 니콜라스 신부에게 “이사회의 파행적인 학교 운영을 직접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낸 바 있다.


남양주캠퍼스 건립 사업 중단…이사회, 남양주시 지원 확실한 보장 있어야


서강대에서 이처럼 학내 구성원과 이사회 간 갈등이 깊어진 배경에는 지난 2009년부터 7년째 추진 중인 남양주캠퍼스 건립 사업을 이사회가 막고 있기 때문이다.


서강대의 해당 사업은 지난 5월과 7월 2번에 걸친 이사회에서 부결되며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서 중단됐다.


당시 이사회에서 예수회 신부 이사들이 강하게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은 등록금 동결정책 등에 따른 대학의 재정압박을 이유로 사업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대학 측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남양주시의 500억원 자금지원에 대한 구두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앞서 남양주캠퍼스 건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결성한 서강대 이사회 측은 이를 통해 약 900억원 상당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동문의 기부 약정액 등이 334억원 수준에 머물러 사업 추진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남양주시의 500억원 지원에 동문의 기부액, 기업 출연금 등을 다 합칠 경우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며 이에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사회 측은 남양주시의 자금지원에 대해 구두 합의가 아닌 정식 의회 의결을 통해 확정될 경우에 한해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못박으면서 결국 최종 판단은 남양주시로 넘어가게 됐다.

[사진출처=서강대학교 총동문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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