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지난달 31일 기업회생(법정관리)절차에 들어간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이 점점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미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한진그룹 차원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최근 제시된 한진해운 추가자금 지원안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확대되는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자금지원 언제?”


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에 대한 6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 안건을 논의했지만 끝내 결론짓지 못했다.


앞서 대한항공 이사회가 지난 8일 동일한 안건을 다뤘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재개된 이번 회의라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 6일 해외 터미널 지분과 채권 등을 담보로 한 600억원과 조양호 회장의 사재 400억원 등을 합해 총 1000억원을 한진해운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진해운의 컨테이너 하역 정상화를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긴급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결정이 미뤄지는 이유는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한진해운의 현 상황에 자금이 지원되는 데 주주들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한항공 이사진들이 배임으로 인한 법적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이유다.


하지만 조 회장의 400억원 수준의 사재 출연은 다음 주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10일 또 다시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두고 재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한진해운 추가자금 지원에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파산 6부는 최근 정부와 채권단에 한진해운 회생을 위한 신속한 추가자금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법정관리 기업에 대한 대출(DIP 파이낸싱)’ 제공을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채권단은 법원의 이 같은 요청에 불투명한 회수 가능성과 한진그룹 차원의 자구노력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 400억원 사재 출연…“다음 주 중 예상”


한진해운이 지불해야 할 용선료·하역비 등 채무 규모는 총 6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당장 지급돼야 하는 하역비는 1700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한시라도 빠른 집행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안이 미궁 속에 빠지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물류대란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사회의 반발 역시 심상치 않다. 미국 내 한진해운 소속의 선박 압류를 막기 위한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자금 지원이 연기되면서 이마저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뉴저지 연방파산법원은 지난 7일(현지시각) 한진해운의 파산보호 신청을 임시 승인하면서 9일 오전 10시(한국시각 9일 오후 11시)까지 미국 내 채권자 보호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린 상태다.


또한 업계 일각에서는 한진그룹의 자금지원이 최종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진해운이 미국 법원에 신청한 ‘압류 금지 명령(스테이오더)’ 역시 거부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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