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진한 컨셉이라 어쩔 수 없어”…궁색한 변명

[스페셜경제=최은경 기자]‘고(高) 카페인’ 음료 시장에서 GS25의 PB업체 유어스에서 출시한 ‘더 진한 커피 담은 커피 우유’(이하 스누피 커피우유)가 화제인 가운데, 스누피 커피우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해 10월 출시되어 입소문을 타면서 품절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화제성이 지만 현재 온라인에서 스누피 우유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경고문까지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발단은 귀여운 스누피 캐릭터 때문에 겉은 어린이 음료 같지만 우유에 들어있는 카페인 함량이다. 이는 에너지음료인 레드불(250㎖/63㎎) 4캔과 맞먹는 함량이다.


업계에서는 친숙한 포장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만큼 유통과정에서 청소년들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고 카페인 함유 제품이라는 것을 좀 더 명확하게 명시하고 관련 문구를 첨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이들 쉽게 접하는 음료에 고카페인?


‘스누피 우유’는 GS리테일의 자체브랜드 제품인 가운데, ‘더진한 우유’의 리뉴얼 버전이다. 원두 이미지가 선명하게 들어간 기존의 외관 만화 캐릭터인 ‘스누피’로 포장을 바꿔 넣으면서 매출이 76% 가까이 뛰어 올랐다.


그러나 스누피 우유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스누피 우유 속 카페인 함량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스누피 커피우유'는 500㎖ 용량에 자그마치 237㎎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 이 제품은 졸음을 쫓는데 효과가 있다는 에너지음료보다 더 많은 카페인이 들어있는 것.


또 다른 문제는 이들 제품 디자인에 만화 캐릭터가 사용되면서 아이들이 거리낌 없이 우유를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유갑에 새겨 넣은 만화 캐릭터 커피우유가 어린이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최근 시험기간을 맞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잠을 쫓기 위해 스누피 커피우유를 마시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일 우려가 되고 있는 부분은 성장기 청소년들이다. 이들이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카페인 함량이 높은 제품인 만큼 하루에 섭취할 수 있는 카페인 기준대비 몇 퍼센트다 식으로 표시하거나 전면에 색깔을 넣어 표시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식약청 입장, 카페인 특별한 제한은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일일 카페인 섭취 권장량은 성인 400mg, 임산부 300mg, 어린이·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이다.


이는 체중 50kg인 청소년이라면 최대 일일 섭취권장량은 125mg, 스누피 커피우유 한 팩만 먹어도 일일 섭취권장량을 훌쩍 뛰어넘는다.


하지만 식약처는 레드불, 핫식스 같은 에너지 음료에 한해서만 천연카페인 사용량은 150ppm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1000ml당 150mg까지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녹차, 홍차 등 원료 추출액 자체에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 음료에 대한 카페인 제재는 없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카페인 함량이 높다고 제품을 만들지 못하게는 하지 않는다”며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카페인이 함유된 상품에는 주의문구, 고 카페인 음료 표시, 카페인 함량 표시만 하면 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카페인, '제대로 알고 마시자'


사람들에게 카페인은 피로회복과 편두통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많이 애용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과다 복용했을 때는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의학전문가에 따르면 카페인 높은 음료는 뇌를 각성시켜 불면증, 행동불안, 정서장애 등과 함께 심장박동수를 증가시켜 가슴 두근거림, 혈압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카페인이 일시적으로 잠을 쫓고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 현상일 뿐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마실 경우엔 카페인 양을 확인하고 마시는 것이 좋으며 카페인 음료를 대체할 수 있는 허브차, 홍삼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스누피 우유를 마신 네티즌들은 긍정과 부정적 반응으로 엇갈리고 있다. 네티즌들은 “스누피 우유를 한 팩 다 먹었더니 심장이 두근거리고 잠이 안온다”, “스누피 우유 마시고 1박 2일동안 잠을 못잤다”, “먹어도 별로 문제 다 맛있다” “카페인 효과가 강력하지만 양도 많고 커피 우유 중 제일 나은 것 같다”는 등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해 GS리테일 관계자는 26일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고카페인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유제품이 절대 아니다. 제품 이름에서부터 드러나듯 이 스누피 우유의 콘셉트는 ‘더 진한’이다. 기존에 판매되는 커피 우유보다 커피 분말이 2배 정도 더 들어가 자연스럽게 카페인 함량이 높아진 것 같다”며 “소비자들이 카페인의 양에 대해 인지를 하고 먹을 수 있도록 고카페인에 함유 표시와 주의 문구에 대해 정확하게 표기 방법에 대해 더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누피 우유의 온라인 커뮤니티 논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아직 전해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GS리테일은 스누피 우유의 카페인 함량 문제 논란이 일자 소비자에게 경고문이 잘 보이도록 제품 포장을 바꾸었다. 제품 뒷면을 살펴보면 ‘섭취주의’ 문구를 제품 앞면에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에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로 변경된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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