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8·9전당대회를 통해 당내 주류인 친박계가 당을 장악한 가운데 오는 27일 예정된 제1야당 또한 당내 주류인 친노·친문계가 당을 장악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국(政局)을 주도해 나가는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특정 계파에 의해 좌지우지로 협치는 커녕 19대 국회에서 연출됐던 여당의 일방통행과 야당의 발목잡기가 20대 국회에서도 다시 재현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물론 제3당인 국민의당의 존재로 19대 국회보다는 정국 마비가 덜 하겠지만 서도, 강성 친박과 강성 친노·친문 간의 정쟁은 여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3지대 형성‥새누리·더민주 도태될 수 있다는 경고


그나마 제1야당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적 비주류 인사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이종걸 전 원내대표가 친노·친문계의 당 장악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종걸 후보는 25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은 친박 일색으로 가고, 만약 우리 당이 친문 일색으로 가게 되면 더 극단적인 서로의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면서 제1야당마저 특정 계파가 장악하게 되면 20대 국회는 극단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어 “대선을 앞두고 중간영역의 비문과 비박이 하나의 제3지대 정치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예견들이 있지만, 이 예견을 우리 당과 새누리당에 경고의 의미, 아주 강력한 협박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언급은 특정계파의 대명사인 ‘강성 친박-강성 친노·친문’을 제외한 모든 정치권 인사들이 똘똘 뭉쳐 제3지대를 형성하게 되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도태될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외연 확장의 한계‥정권교체 어려워


김종인 대표는 제1야당이 친노·친문에 의해 장악될 것이라 내다봤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까지 전당대회 과정에서 드러난 상황을 보면 상당히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면서 “일개 계파가 전체를 그냥 다 쓸어 잡는 선거 결과가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집권여당과 마찬가지로 특정 계파가 당을 장악할 것이라 우려했다.


김 대표는 이어 “지금까지 나타난 도당위원장 선거도 그렇고 당이 외연 확장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친노·친문계의 당 장악으로 외연 확장이 어려워져 정권교체가 힘들지 않겠냐는 의미로 해석된다.


제3지대로의 헤쳐모여가 해답될 수 있을까?


지난 4·13총선에서 민심은 국회를 3당 체제로 재편시켰다. 이는 19대 국회에서 연출됐던 여야의 불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협치를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캐스팅보터로 지목됐던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 외에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과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으로 캐스팅보터로서의 제 역할을 못하고 있고, 친박계가 장악한 집권여당은 청와대 출장소라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청와대와 한 몸이 돼 민심과 동 떨어진 행보를 걷고 있으며, 제1야당은 특정 계파들이 당을 장악해 ‘문재인’이라는 대권주자를 옹립하려는 데에만 혈안이 돼있어, 아름다운 협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친박-친노·친문’을 제외한 ‘제3지대로의 헤쳐모여’가 어쩌면 협치는 없고 특정계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대한민국 정치권의 한심함을 타계할 해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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