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2012년 10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주한대사들과 오찬을 갖으며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한 때 친노의 좌장이라 불리던 이해찬 의원은 17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2004년 당시 총리로 있을 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 지진·해일 참사가 발생한 일이 있었는데, (당시)반기문 장관의 대처를 보면서 ‘깜이 아니구나’라고 느꼈다”면 반 총장을 직격했다.


이 의원은 지난 9일 월간중앙이 주최한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와의 대담에서 이와 같이 언급하며 “총리인 나더러 현지 방문을 요청하면서 100만 달러를 원조 자금으로 쥐어 주는데, 당시 일본이나 중국은 3억~5억 달러에 이르는 거액을 쾌척하던 때라 ‘이렇게 들고 가면 나라 망신 아니냐’고 되물었더니, 지금 당장 남은 예산이 그 정도라고 하더라. 내심 ‘판단이 그것밖에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외교장관 당시 반 총장의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외교관은 정치를 못한다”면서 “정치의 본질이 뭔가? 갈등 현안을 타결하고 어려운 숙제를 푸는 자린데, 그러자면 몸에 물을 묻히면서 흙탕물을 건너기도 해야 한다. 그게 정치적 리더십인데, 외교관은 그런 일 절대 안 한다”며 반 총장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반 총장 측은 유엔 이라는 국제무대에서 매일같이 결단력과 조정력을 발휘한다고 했다’는 물음에 이 의원은 “괜히 하는 소리, 유엔에서 사무총장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며 “사무총장은 판공비도 변변히 없어 직원들 밥 한 번 사기에도 벅차고, 전용기가 없어 방문국의 항공기를 빌려 타는 신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엔은 안보리 이사회 5개국 등 강대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조직”이라며 반 총장은 허수아비에 불과함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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