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대우건설 사장 최종 후보 선임이 또 다시 유보되면서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21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전날 회의를 열고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부사장을 놓고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위원들 간의 이견으로 결정을 최종 유보했다.


산업은행과 사추위는 당초 이날 두 후보의 사업계획 프레젠테이션과 최종 면접을 거쳐 사장 후보를 정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회의를 하루 앞당기고 프레젠테이션과 최종 면접 없이 후보자를 정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날 사외이사들의 낙하산 인사에 강력 반발하면서 사장 인천 절차가 막판에 중단됐다.


대우건설 사장 인선 절차가 마지막 단계에서 틀어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파행이 정치권과 산업은행 측의 입김에 의한 것이라면, 이번 중단 사태는 사외이사들이 거부해 벌어진 것이다.


이날 대우건설 사장 선임 절차가 중단된 것은 특정 후보에 대한 ‘낙하산 논란’이 확산되면서 일부 사외이사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사외이사 3명은 박 고문을 사장 후보로 선정하는 것에 대해 “거수기 노릇만 할 수는 없다”며 낙하산 논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우건설 노조 측은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정치권이 선임한 낙하산 인사”라며 후보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사추위가 사장 선임을 신중하게 하자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절차를)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언제 회의를 다시 열지 등 후속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종 후보 결정 단계에서 제동이 걸린 이상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카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건설업계 안팎에선 산업은행 측이 박 고문을 대우건설 사장 후보로 밀어붙이는 것이 무리수라는 평가가 많다.


통상 건설업계에선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 임원이 이보다 작은 건설사의 CEO를 맡는 사례는 많지만, 그 반대는 유례가 없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9조8000억원이고, 현대산업개발의 매출은 그 절반인 4조6000억원 수준이다.


박 고문은 '아파트 전문가'다. 박 고문은 국내 주택 전문 건설회사인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재개발재건축 담당 상무, 영업본부장, 사장을 거쳤고 2012년에는 한국주택협회 회장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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