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업과 조선업계 간 후판 가격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올 들어 중국산 철광석과 원재료 가격이 폭발적으로 오르면서 ‘후판’발(發) 조선업-철강업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선박 건조용 강판인 후판을 둘러싸고 철강업은 이 같은 이유를 근거로 가격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조선업계는 업황 침체와 구조조정을 이유로 동결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선박 건조용 ‘후판’, 업계 ‘뜨거운 감자’ 부상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과 철강업 간 올해 3분기 후판 가격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조선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는 최근 중국산 후판 매입 확대를 적극 검토 중이다.


앞서 국내 조선소에 후판을 공급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사가 올 3분기 t당 5만원 인상안을 제시한 데 따른 맞불 전략으로 보인다. 이들 철강사는 올 2분기 t당 4만원 인상한 바 있다.


한국 조선사와 협상에 들어간 중국 철강사는 현재 후판가를 t당 50~52만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2분기 국내 조선용 후판가격은 t당 55만원 수준이다.


최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선박 건조용 후판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선업의 어려운 상황을 잘 알면서도 권 회장이 이 같은 주장을 하고 나선 데에는 철광석과 원재료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먼저 후판의 주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올 초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특히 중국 철강기업들이 내수와 수출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리면서 국내 업체들 역시 수익성 차원에서 매월 제품 가격을 올려왔다.


광물자원공사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2월 톤당 40.6달러를 기록했지만 올 4월 기준 60달러까지 치솟았다. 4개월 새 50%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은 올 들어 열연과 냉연, 철근 등 주요 철강제품에 대해서는 톤당 10만~20만원 선에서 가격을 인상했지만 정작 조선용 후판은 올리지 못해 이제 임계점에 달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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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후판 공급물량도 갈수록 줄어들면서 가격을 올려 수익을 보전해야 한다는 게 철강사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조선업계의 입장은 정반대다.


특히 업계에서는 평균적으로 후판 가격이 1% 상승할 경우 조선사의 영업이익은 1.0~3.3%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 가운데, 가뜩이나 조선업 불황에 조선사들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선박 건조에 들어가는 후판 가격 상승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수주절벽’ 등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조선소들이 가까스로 내놓은 자구안에 노사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 또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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