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가 결정되면서 양대 국적선사의 회생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먼저 회생의 가장 큰 키를 잡고 있는 것은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의 채무재조정. 채권단은 두 선사에게 대출금의 출자전환 등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이들 두 가지를 내걸었다. 하지만 해외 선주 설득과 사채권자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대 선사는 용선료 협상 외 사채권자 설득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한진해운은 오는 19일 358억원 규모의 사채원리금을 출자전환하거나 조기 상환일을 5월23일에서 4개월 뒤로 미루기 위해 사채권자집회를 열 계획이다.


사채권자들의 이익을 위해 출자전환과 상환일 연장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적극 알리는 차원에서 전날 사전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50여명의 사채권자들은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분명하지 않은 데다 향후 감자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출자전환은 무리한 요구라고 반발했다.


또한 만기 연장을 하더라도 회사가 약속한 9월 23일에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다는 점도 사채권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이 외에도 올해 2210억원(6월말 1900억원, 9월말 310억원), 내년 6월말 20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 만기가 돌아와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3월 사채권자집회를 통해 1200억원 규모의 사채 만기를 연장하려 했지만 부결됐다. 결국 현대상선은 이를 포함 총 8100억원의 사채원리금을 미지급했다.


현대상선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모든 공모사채(8000억원 수준)를 대상으로 다시 사채권자 집회를 열 계획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향후 다시 개최될 사채권자집회에서는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공모사채의 채무조정이 실현되어야 하기에 회사와 사채권자 모두가 윈윈(Win-Win) 할 수 있도록 사채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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