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신원영(6)군을 수개월 동안 학대하고 숨지게 한 인면수심의 계모와 친부가 치밀하게 범죄 은폐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경찰은 초등학교 입학 예정인 신 군이 학교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학교 측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했다.


신 군은 경찰에 의해 공개수배 된지 3일 만인 지난 12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장소는 계모가 암매장했다고 자백한 신군 조부의 묘지 근처다.


계모 김 씨(38)는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신 군과 누나(10)를 베란다에 가두고 수시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아이에게 밥조차 제대로 주지 않았다.


또 같은 해 11월 초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신 군을 욕실 안에 가둬놓고 청소용 플라스틱 솔로 무참히 폭행하고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김 씨는 한겨울에 화장실에 신 군을 감금한 채 무릎을 꿇리고 온몸에 락스를 뿌렸다. 지난달 1일에는 옷을 입은 채 대변을 보았다는 이유로 아이의 옷을 모두 벗기고 샤워기로 찬물을 뿌린 뒤 그대로 가둬뒀다.


신 군은 다음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신군의 시신을 열흘 동안 이불에 싸 세탁실에 방치했다가 12일 차량에 싣고 평택시 청북면의 조부 묘지 인근에 암매장했다.


친부 신 씨(38)는 김 씨의 학대 행위를 알면서도 방임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평택경찰서는 지난 13일 이들을 상대로 밤샘 조사를 벌여 범행 은폐 시도들을 확인했다.


지난달 2일 신 군이 숨지자 김 씨와 남편 신 씨는 아이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서로 거짓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친부 신 씨는 아들이 숨진 다음 날인 지난달 3일 김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원영이 잘 있지?’라고 물었다. 이어 김 씨는 ‘나는 비빔밥, 원영이는 칼국수 먹었어요. 밥 잘 먹고 양치질도 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경찰에서 “경찰이 수사에 나설 것에 대비해 알리바이를 남긴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후 신 군을 강원도 김 씨의 어머니 지인에게 맡겼다는 김 씨의 거짓말을 뒷받침하기 위해 차량에서 서로 대화한 내용을 차량 블랙박스 녹음으로 남겼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김 씨는 회사에 아들을 찾으러 간다며 휴가를 내고 아이를 실제 찾으러 나선 것처럼 신 씨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또한 신 군을 암매장한 뒤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책가방 등도 구매했다.


경찰은 지난 12일 암매장 장소에서 신 군의 시신을 수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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