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4일 발표한 1차 공천 탈락자 명단에 친박계 중진(3선) 김태환 의원(대구 구미을)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대구·경북(TK) 지역의 친박 중진의원을 ‘공천 탈락 현역 의원 1호’로 선택함으로써, 비박 살생부 논란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른바 ‘논개작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친박의 최종 공천전략은 일부 지역에서 비박계 현역의원과 경쟁력 없는 진박후보를 함께 낙마시키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제3의 후보를 전략 공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쟁력을 잃은 진박 후보가 경쟁력 있는 현역의원을 끌고 간다는 ‘물귀신 전술’인 셈이다. 문제는 제3의 인물에 청와대 등 고위직 출신의 진박이 내려올것이라는 점이다.


김태환 의원 공천탈락은 이러한 물갈이 논란의 물꼬를 텄다는데 정치권은 술렁이고 있다. 또한 어느 정도 친박의 출혈을 감수해야 여론을 안정시킬 수 있고, 결승에 가서 지는 것보다 모양새도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 관심은 TK 핵심인 유승민 의원으로 모아지고 있다. ‘배신의 정치’로 대통령의 눈밖에 난 유 전 원내대표를 끌어내기 위한 작전으로 이러한 ‘논개작전’이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이러한 선택이 낳을 부작용에 대해서도 검토에 들어갔다는 것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돌고 있다.


현재 물밑에서는 계파간 갈등이 폭발하면서 총선을 앞두고 심각한 내홍으로 퍼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공관위 공천심사 결과 발표가 계파간 갈등을 폭발시킬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른바 '신박(新朴)계'로 분류되는 원유철 원내대표(경기 평택갑) 및 원 원내대표와 가까운 유의동 원내대변인(경기 평택을), 초선 친박계 의원으로 꼽히는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의 지역구가 단수추천지역에 포함됐다.


또한 친박계의 지원으로 당 공천특별기구 위원장으로도 물망에 올랐던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의 이주영 의원 지역구(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도 단수추천지역으로 꼽혔다. 새누리당 비박계를 중심으로 이한구 위원장이 전략공천 형식을 빌려 하향식 공천을 부활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단수추천제가 적용된 9곳 중 구미을을 뺀 8곳에서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공천을 받았는데, 이들 지역에 공천 경합자가 많게는 4~5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공관위가 앞으로 추가로 발표할 공천심사 결과에 다른 친박계 중진 의원이 또다시 포함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공관위의 하향식 공천 논란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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