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스캔들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폭스바겐 판매량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한국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1월 수입차 등록은 전월 대비 32% 증가한 2만2991대로 집계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1월 일부 브랜드의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물량 확보 등으로 전월 대비 상승폭이 컸다”고 말했다.


가장적극적인 브랜드는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11월 등록대수 4517대를 기록하면서 전월 947대보다 377% 폭등했다. 수입 브랜드 전체에서도 폭스바겐코리아는 BMW(4217대), 아우디(3796대) 등을 제치고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티구안 2.0TDI 블루모션과 제타 2.0 TDI 블루모션은 1228대와 100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나란히 1,2위에 등극했다.


폭스바겐의 이 같은 돌풍은 폭스바겐코리아가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지난 10월 판매가 급감하자 11월에 모든 차종을 대상으로 특별 무이자 할부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현금 구매 고객에게도 동일한 혜택이 제공돼 최대 1772만원의 현금 할인행사를 펼쳤다. 티구안과 골프 등을 포함한 17개 주요 모델에 대해서는 60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 중형차를 살 돈으로 폭스바겐 수입차를 탈수 있는 기회로 판단한 소비자가 급증하면서 전달보다 5배 가까운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배출가스 조작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폭스바겐의 적극적인 할인 공세에 국내 소비자들이 무릎을 꿇고 있는 것 아니냐며 폭스바겐이 한국 고객을 ‘호갱’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시장의 경우 폭스바겐 차량은 전년 동월 대비 19.8%, 전월 대비 10% 감소한 1만2958대가 판매됐으며, 미국 시장에서도 폭스바겐 차량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4.7%나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출가스 조작 사태는 폭스바겐의 기업 윤리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해외 소비자에 비해 한국 고객은 기업의 사회적 윤리적 책임에 대해 가볍게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측은 북미시장에서 디젤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보상금 지급을 결정했지만 국내 폭스바겐 법인도 아직 보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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