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고수홍 기자]중소기업의 거래정보를 빼돌려 돈을 가로채는 ‘산업 피싱(phishing)’이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산업 피싱으로 인한 피해가 지난해 71개 업체, 536만 달러(약 63억원)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61곳까지 올라 연간 100억원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무역협회는 자금사정에 대한 우려가 커질까봐 이를 쉬쉬하고 있는 업체도 상당수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신고액까지 합치면 피해 규모는 3~5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안 투자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7월 신고 건수만 15건에 이른다”며 “e메일 해킹 등을 통한 피싱 사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에게 산업 피싱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제조업체는 산업 피싱으로 5만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본 뒤 부도 위기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사기로 거래 업체와 피해공방을 벌이다가 거래선을 잃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산업 피싱의 경우 국제 범죄 조직이 연루된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산업 피싱을 주도하는 세력은 나이지리아 조직들로 알려졌다. 해킹, 자금 세탁, 출금 등 조직을 세분화해 범죄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주로 해외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는 탓에 피해금을 되찾기도 힘들다. 경찰청과 금융감독원은 해외 주요 은행에 핫라인을 구축해 피해 예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해외 예금자 명의 등 결제 관련 정보를 잘 확인하고 e메일 비밀번호를 수시로 변경하고 컴퓨터 보안을 점검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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