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불황과 해양플랜트 부문 누적 손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전 세계적으로 조선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국내 조선업계의 ‘빅3’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일제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최대 3조원에 달하는 누적적자가 공개된 대우조선은 물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역시 업계 불황과 해양플랜트 부문 손실 탓에 실적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초 실적을 공사할 예정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은 일정을 앞당겨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분기 실적발표 시기를 맞췄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조선 3사 모두 해양플랜트 분야의 손실로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에서 적자가 불가피한 만큼 충격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애써 발표 시기를 맞춘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2분기 적자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대우조선해양은 그간 반영하지 않았던 해양플랜트 부문 누적 손실을 반영할 예정이며 해양플랜트 부문 누적손실은 3조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역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원대의 해양플랜트 부실을 털어냈지만 일부 프로젝트에서 계약변경(Change Order)이 발생하면서 1000억원대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2분기 조 단위의 해양플랜트 부문 부실을 실적에 반영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실적에 7500억원 규모 해양플랜트 부문 손실을 반영했지만 이번 분기에서는 이보다 많은 규모의 손실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대규모 미청구공사액 때문에 하반기에도 조선 3사는 적자를 면키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청구공사액은 매출로 인식했지만 돈을 받을 권리가 확정되지 않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채권을 말한다.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각각 9조4000억원, 7조4600억원, 4조8000억원 규모 미청구공사액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4조3000억원에서 2배 이상 늘어났다.


미청구공사액이 늘어난 이유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급증한 ‘헤비테일(상대적으로 선수금 비중이 낮고 선박 인도 시 지불하는 금액의 비중이 높은 선박 건조 계약)’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예정원가를 낮게 잡았다가 예상보다 원가가 초과하는 저가수주의 경우에도 미청구공사액 규모가 늘어나게 된다.


헤비테일의 경우 선박 인도 후에는 미청구공사액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나 저가수주인 경우에는 손실로 쌓이게 된다.


이와 관련해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리한 저가 수주로 인한 손실은 불가피 하다”면서 “조선 3사는 하반기에도 실적부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