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물 제932호 영조대왕어진(사진출처 =문화재청)
[스페셜경제=권도윤 기자]조선 21대 군주 영조는 극심하던 붕당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고 왕권을 강화하고자 정미환국(丁未換局)을 시작으로 당파에 관계없이 인재를 등용하는 탕평책(蕩平策)을 펼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서인(西人)만의 탕평에 그쳤으며 자신을 추대한 노론(老論)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영조는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이는 비극을 초래했다.


22일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최재성 총무본부장 ▲이윤석 조직본부장 ▲안규백 전략홍보본부장 ▲홍종학 디지털소통본부장 ▲정성호 민생본부장과 ▲최재천 정책위의장 임명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표는 “당을 깨자는 것이냐”, “이 당이 친노당이냐”는 이종걸 원내대표 등 비노계 인사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재성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한 바 있다.


새정치는 새누리당이 당·청 갈등을 겪고 있는 사이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는 잠시 화해하는 모습을 연출했으나 갈등은 가라앉지 않았고 마침내 공천권 논란을 일으킨 사무총장을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5개 본부장 체제 가동, 면모?


새정치 혁신위원회는 사무총장직을 폐지하는 대신 총무·조직·민생본부장을 신설하며 기존 전략홍보·디지털소통본부와 함께 5개 본부장 체제로 개편한다는 혁신안을 내 놓았으며 이는 지난 20일에는 중앙위원회에서 의결되었다.


논란 속에서 인선되었으나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사무총장에서 물러나는 최 전 사무총장은 총무본부장에 보직되면서 명분과 함께 자리를 만들어줬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기존 사무총장 대신 당내 핵심으로 급부상한 이 조직본부장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측근이며 정 민생본부장은 김한길계의 핵심으로 꼽힌다.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은 안 전략홍보본부장과 홍 디지털본부장은 그대로 유임되었으며 이와 더불어 정책위의장을 맡는 최 의원은 계파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김한길계로 분류되기도 한다.


▲ 혁신 결의 채택후 악수하는 이종걸 원내대표(左)와 문재인 대표(右)
결론은 '계파 아우르기?'


따라서 이러한 이번 인사 역시 계파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 대표는 지난 2월에도 탕평을 염두에 두고 비노계 양승조 전 사무총장과 강기정 전 정책위의장을 임명한 바 있다.


하지만 문 대표가 임명한 강 전 정책위의장은 이 원내대표와 충돌했고 최 전 사무총장 임명을 계기로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의 갈등은 극에 달하면서 리더십 부재 논란까지 불러 일으켰다.


강한 리더십의 필요를 체감한 문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당 대표 권한 강화에 나섰으나 오히려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등의 탈당으로 돌아왔다.


이에 정계에서는 “(문 대표가) 결국 비노계에 무릎을 꿇었다”는 해석과 “계파간 안배와 함께 박지원계를 끌어안으며 호남 민심을 달래고 탈당 명분을 차단하는 고육지책”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300년전 탕평책을 들고 나왔으나 노론과 소론 사이에서 오락가락한 영조는 사도세자의 비극을 불러왔고 이후 노론은 벽파와 시파로 갈라지며 세도정치를 낳았다.


칠월환국(七月換局)을 시도한 문 대표가 새정치를 잘 아우를 수 있을 것인지 분당으로 귀결되며 영조의 탕평책을 답습하게 될지 정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