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수진 기자]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 등에 대해 언급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18일 새벽)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까지 겹치자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8거래일 동안 무려 1조14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외국인은 올 초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이끈 ‘큰 손’이었다. 2월 1조3257억원, 3월 2조9111억원, 4월 4조6493억원, 5월 1조7253억원 등 4개월 연속 유가증권시장에 돈을 풀었다. 이 기간 유입된 외국인 자금만 자그마치 10조6114억원이다.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온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등을 돌리자 주식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18일 새벽)에 따른 외국인 자본 추가 이탈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지난달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금리 인상 발언이 나온 뒤 신흥시장에서 일괄적으로 외국인 매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은 신흥시장에서 약 1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그리스 디폴트 우려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며 “FOMC 회의 결과 발표를 목전 둔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위험 회피 현상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부국증권 김성환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 FOMC 등 굵직한 대외 이벤트에 메르스, 수출 지표 부진 등 내부적인 악재가 겹치며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따른 분위기 전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악화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렇다 할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인들의 “팔자” 추세가 오래가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외부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일단 FOMC에서 미국 금리 관련 얘기가 나오면 외국인들도 투자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고 이달 말 그리스 문제가 정리되면 국내 시장도 다시 안정감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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