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고수홍 기자]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최근 일본 양적완화로 수출 경쟁력이 악화된 우리 수출기업들에게 긍정적 요인이 되고 있지만 달러 대비 엔화 상승세가 더욱 가파르게 일어나면서 ‘엔저’ 영향도 지속될 전망이다.


2일 외환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닷새 연속 올라(원화가치 하락) 달러당 1110원 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엔화가치는 그보다 더 떨어져 ‘엔저(低)’는 오히려 더 심화됐다.


지난 1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원 오른 달러당 1110원20전으로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1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이후 두 달 만이다. 지난달 22일부터 계속 올라 이 기간 20원 이상 올랐다.


이는 국내 수출이 부진하면서 외환 당국 개입으로 원화가치 약세 요인이 되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미국 1분기 GDP 잠정치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달러-엔 환율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상승압력을 받았다.


또 지난달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한 뒤 달러화가 강세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채산성이 악화된 수출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달러 매도에 나서고 있는 점과 1분기 미국 성장치가 예상을 밑돌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점은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원화 약세에도 엔저로 인해 수출 경쟁력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출 부진 원인인 엔화 약세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는 현재 달러당 124엔대 선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엔 환율은 1일 100엔당 894원10전으로 전거래일보다 48전 내렸다. 원·엔 환율은 지난달 27일 100엔당 900원 밑으로 내린 뒤 895원대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경쟁 품목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이 하락해 수출 부진의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일본과 품목이 겹치는 중소 수출기업들은 더욱 어려운 실정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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