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유민주 기자]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가계 빚이 늘고 있는 가운데 주택 담보대출을 받은 가구 중 약 190만 가구가 원리금 상환이 어려운 부채·소득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가계가 위태로워 보인다.


안심전환대출은 이자만 내던 기존 주택 담보대출을 원리금 상환으로 전환하면 금리를 1%포인트 낮춰주는 파격적인 상품이다. 판매가 시작되는 동시에 많은 인기를 얻으며 조기완판(완전 판매)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안심전환대출 실적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대상자 112만 가구 중 30%를 밑도는 32만 가구만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금융권 관계자는 “나머지 80만 가구는 2%대 파격적 금리에도 원금을 같이 상환하기 어려워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안심전환대출로 바꾸지 않은 상당수 대상자는 원금을 함께 갚는 원리금 상환이 버거워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안심전환대출 신청에서 드러난 가계 부채 및 소득 구조는 기존 전체 주택 담보대출 이용자들의 상환 방식과 큰 차이 없다.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주택 담보대출 294조3000억원(2014년 말 현재) 가운데 원리금을 함께 상환하는 경우는 73조8000억원으로 25%에 불과하고, 나머지 75%는 이자만 갚는다.


이 같이 이자만 갚는 대출은 지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장기 주택 담보대출) 사태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노무라증권은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이 비율이 우리나라가 가장 높다고 꼬집었다.


한편, 금융당국은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 제외된 2금융권의 주택 담보대출 110만 가구도 대부분 원리금 상환 능력이 없을 것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주택 담보대출을 받은 가구 가운데 안심전환대출 대상인데도 신청하지 못한 80만 가구와 2금융권 이용 110만 가구를 합친 약 190만 가구가 위태로운 가계 부채 구조를 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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