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세계 2위 자동차업체인 독일의 폭스바겐이 뜻밖의 암초에 부딪쳤다. 최고경영자(CEO)자리를 놓고 이사회 회장과 현 CEO가 충돌 양상을 보이며 내홍을 겪을 조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페르디난트 피에히 폭스바겐 이사회 회장은 “마르틴 빈터콘 CEO와 거리를 두고 있다”며 둘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시인했다.


슈피겔은 또한 피에히 회장이 내년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빈터코른 CEO의 후계자 찾기에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발언은 빈터콘 CEO의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의 전망과 배치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빈터콘 CEO는 8년간 폭스바겐을 이끌면서 높은 노동비용으로 독일에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던 회사를 판매량 기준 세계 2위의 자동차 업체로 탈바꿈시켰다. 이 기간에 8개였던 브랜드는 12개로 늘어났고 공장 수도 100개를 넘어섰으며 지난해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판매대수가 1,000만대를 돌파했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 안팎의 많은 지지들을 등에 업고 빈터콘 CEO가 현직을 유지하려는 싸움을 벌일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독일 신문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존탁스차이퉁도 “빈터콘 CEO가 그동안 CEO로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CEO직을 지키려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빈터콘 CEO는 지난해 말 몸집이 불어난 그룹의 경영을 효율화한다는 명목 아래 스스로 그룹 CEO만 맡기로 하고 폭스바겐 브랜드는 BMW 부회장 출신인 헤르베르트 디스를 영입해 맡겼다. 이를 두고 피에히 회장을 비롯한 회사 내 보수파들의 반발을 샀다.


현재 폭스바겐의 의결권주 20%를 소유하고 있는 니더작센주와 폭스바겐 감사위원회 20석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노조 등이 빈터콘 CEO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분의 갈등은 커지고 있다.


앞서 피에히 회장은 지난 2006년에도 당시 CEO였던 베른트 피셰트리더와의 계약 연장 여부를 공개적인 이슈로 만든 뒤 노조 반대를 이유로 그를 내보내고 후임으로 자신의 측근 가운데 하나인 빈터콘 현 CEO를 임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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