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로-강달러 오래갈 듯”

▲ 유럽중앙은행(ECB)
[스페셜경제=유민주 기자]스위스 최저 환율제 폐지로 인해 글로벌 외환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 불변의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스위스프랑 가치가 폭등하면서 유로화가 바닥을 향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는 달러 강세를 북돋으며 세계의 환율전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스위스 환율 하한선 폐지의 가장 큰 희생물로 유로를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의 고정 환율제 폐기는 유로를 지지해온 중요한 축 하나가 무너진 것을 뜻한다. 그동안 스위스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 강세를 막기 위해 꾸준히 유로 매입에 나섰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지나치게 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를 앞두고 유로 하락세가 실제로 일어났다. 유로 약세와 자국 통화 강세를 막기 위해 들여야 하는 비용이 엄청나게 불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로 가치의 추락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의 환율 하한선 폐지 이후 유로는 이미 11년래 최저치인 유로당 1.1522달러까지 떨어졌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같은 주요 투자은행들은 앞으로 유로가 달러 대비 14% 더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유로는 이미 달러 대비 12% 넘게 추락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전략가는 “유로의 큰 손 매수자가 시장을 떠났다”면서 “유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써 달러 랠리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모건스탠리는 스위스의 이번 조치가 달러 매수자들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프랑 가치가 뛰면서 달러 강세는 일시적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것이 달러를 저렴하게 사들일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이다.


이어 모건스탠리의 한스 레데커 글로벌 외환 전략 대표는 “가능한 한 빨리 달러를 사들이고 유로를 팔라”고 전했으며 “최근 분위기는 달러 장기 투자자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오는 22일 ECB가 양적완화를 발표하면 유로 팔자세가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대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저유로-강달러 기조가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극단적인 위험자산 회피 심리도 강해질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들은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국채금리의 하방 압력도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달러 독주와 환율 변동성 확대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계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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