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 혼자 전횡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이하림 기자]새누리당의 7·14 전당대회 참패 이후 침묵을 지켜온 친박(친박근혜) 주류가 비주류가 장악한 ‘김무성 지도부’에 노골적인 불만을 터트리며 주도권 탈환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침박 의원들의 모임인 국가경쟁력 강화포럼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모 식당에서 오찬을 겸한 송년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김무성 대표 혼자 전횡하고 있다”며 김 대표 체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자리에는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주영·김태환·서상기·유기준·홍문종·노철래·윤상현·김현숙·함진규 의원 등 35명 가량이 참석했다.
이날 유기준 의원은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에서의 득표율에 비해 대표가 혼자 전횡하는 듯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또 유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서도 “당직 인사권을 사유화하는 모습 등 갈 길이 먼 정부와 여당 앞날에 발목을 잡는 일들이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의원들의 발언 요지는 이렇다. 지난 전당대회 때 당 대표 득표율은 29%인데 지금 당을 운영하는 모습은 92%인 '득템'"이라며 "당은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라고 했지 않나.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을 껴안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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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자리에선 또 삐거덕거리는 당청 관계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김 대표를 향한 질타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유기준 의원은 "당청 관계가 삐걱거리고 불협화음도 들린다. 여(與)도 아니고 야(野)도 아닌 이런 상태로 당을 이끌어가면 안 된다"며 "청와대와 당이 힘을 합쳐 경제 살리기 등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어 "당정청이 함께 모든 의지와 지혜를 모아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 하는 시기에 정작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당사자들이 자칫 자기 세력 과시에만 눈이 멀어 제대로 바라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는 것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상현 의원은 "존재감 있는 여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존재감 있는 여당 대표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전례없이 당청 관계가 삐거덕거리고 있고 금이 가고 있는데 기름을 치고 보강을 하려는 노력이 약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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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직접 겨냥해 비판하진 않았지만 “당도 앞으로 더욱 소통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또 전당대회 이후 6개월 김무성 대표 체제의 당 운영에 대해 “나도 대표를 해 봤는데 하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고 그렇다. 그것도 여론 듣고 바로잡고 가면 되는 것”이라며 “김 대표가 고뇌하면서 생각을 하고 내년엔 좀 더 많은 당내 소통을 하고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언제든지 나는 당의 최고 선배로서, 과거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서 길을 잘못 가면 지적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잘못 가고 길을 잘못 들었으면 바로잡도록 얘기하는 게 내 도리 아니냐"며 "그 생각에는 변함없고 정확하게 얘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친박 의원들이 이처럼 집권 3년차를 앞두고 대규모 회동을 통해 세 과시를 하는 동시에 비박 지도부를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섬에 따라 새해부터 친박-비박계 간 세력 다툼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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