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DLS 4분의 3 '위험'

[스페셜경제=유민주 기자]국제 유가가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파생결합증권(DLS)이 원금 손실 조건에 진입하는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유가의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60달러 선이 무너지고 5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내 원유 DLS의 약 4분의 3, 7천600억원 가량이 원금 손실 위험권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현재 유가 하락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발생한 DLS는 약 120종, 발행잔액은 약 2천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중 WTI 기초자산 DLS가 80종 1천332억원, 브렌트유 DLS가 14종 316억원, 둘 다 기초자산인 DLS가 26종 422억원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는 지난 12일(현지시간)에도 급락세를 이어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57.81달러로 3.57%, 북해산 브렌트유는 61.85달러로 2.87% 각각 하락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유가 하락에도 석유 수요 증가가 둔화할 것이라며 내년 세계 석유 수요량 전망치를 하루 9천330만 배럴로 지난달보다 23만 배럴, 0.25% 낮춘 것이 결정타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유가 60달러 선이 힘없이 붕괴하면서 내년에는 5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타났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ML)는 내년 WTI가 5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고, 모건스탠리는 브렌트유가 내년 평균 53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 봤다.


이 경우 원금 손실 조건에 도달하는 원유 관련 DLS 규모는 약 7천575억원(약 385종)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원유 관련 DLS 중 원금 손실 조건이 공개된 약 9천824억원 어치(약 463종)의 77.1%에 해당된다.


이 중 브렌트유 DLS가 173종 4천191억원, WTI DLS가 177종 2천880억원, 둘 다 기초자산인 DLS가 35종 503억원에 달한다.


특히 강한 심리적 저지선인 60달러 선이 무너진데다가 유가 하락세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왜 우리가 감산해야만 하느냐”며 '치킨게임'을 계속할 뜻을 분명히 해 '유가 50달러 시대'의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다만 사우디의 뜻대로 생산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타 산유국, 특히 미국의 셰일에너지 업체들이 채산성 악화로 생산을 중단하면 그 이후 유가가 어느 정도 반등할 가능성이 커서 원유 DLS나 석유 관련 펀드 등에 투자할 적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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